[김기태] 모든 코스의 공 완벽소화 '파워맨'
기사입력 1999년 02월 02일 15시 14분
구단, 코칭스태프, 선후배 모두 `역시'라고 인정한다.
전주에서 대구로 달려와 삼성맨으로 거듭나고 있는 김기태(30).
그에게서 우승을 예감한다.
타고난 타격감각은 언제나 후배들의 본보기가 된다.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훈련장에서 2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자 막강 타선의 핵임을 다시한번 뽐냈다.
어떤 코스의 공이든 부드러운 중심 이동으로 정확히 맞히는가 하면 파워도 정상급.
해태로 이적한 양준혁의 공백을 충분히 메우는 것은 물론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김기태는 삼성의 분위기를 확 바꿔놓을 인물로 평가된다.
뚝심이 강하고, 말보다 행동으로 후배들을 이끄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김기태는 지난달 31일 플로리다 전지훈련을 떠나기 직전까지 김포공항에서 계속된 연봉 협상때 좀처럼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아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올시즌 우승을 담보로 20억원을 투자해 김현욱과 자신을 데려왔으면 그에 걸맞는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며 1억5천만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구단은 이미 계약한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1억3천만원에서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김기태는 출국 50분전 팀내 최고액으로 재계약 도장을 찍고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기태의 고집은 훈련장에서 경기장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쉽게 승부를 포기하지 않고 상대투수를 공략, 장타를 겸비한 3할 보증수표로 인정받는다.
작년에는 126게임에 모두 나가 홈런 31개(3위)를 포함한 134개의 안타로 타율 3할9리(7위)와 90타점(4위).
삼성맨들은 올시즌 활약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국제전화,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