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99승부구 체인지업 'ML정상급'
기사입력 1999년 02월 02일 15시 12분
박찬호(26·LA다저스)가 2일(이하 한국시간) 실시한 두번째 불펜 피칭에서 체인지업 5개로 투구를 마무리짓고 던진 의미심장한 말이다.
8분간 직구만 37개 던지더니 마지막에 체인지업을 던지겠다고 포수에게 요구, 포수 앞에서 툭툭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아직 커브볼도 던지지 않은 가운데 이례적인 일.
선발 투수만 3년째인 박찬호의 구질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널리 알려진 상태다.
상대가 알고 기다려도 쳐내기 힘든 시속 160㎞의 강속구로 무장하고 있긴하지만 레퍼토리를 간파당하면 힘들어진다.
직구와 포크볼 두가지만으로 승부하던 노모가 3년째부터 몰락한 것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상대 투수에 대한 연구와 적자생존의 법칙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래서 박찬호는 올시즌 체인지업을 비장의 유인구로 생각하고 있다.
박찬호는 기본적으로 직구,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투수.
작년까지 구사 비율은 직구가 70%, 커브가 25%로 주종이고 체인지업은 5% 미만으로 한 경기에서 2∼3개를 던지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시속 120㎞ 미만인 체인지업이 직구 모션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꽂힐 경우 박찬호의 160㎞ 강속구에 잔뜩 긴장한 타자들은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보스턴의 특급 선발 마르티네스나 샌디에이고의 막강 구원 호프만 같은 경우는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사용할 정도다.
허프 투수 코치가 `메이저리그 정상급의 체인지업'이라고 극찬하는 가운데 박찬호는 "체인지업은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는 체인지업을 훨씬 많이 구사해 타자들을 흔들어 놓겠다"고 밝혔다.
[LA＝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