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사랑방] 나산 기살린 덩크왕 로즈그린
기사입력 1999년 02월 01일 14시 32분
◇…지난달 31일 프로농구 최대의 잔치인 `올스타전'이 폭발적인 열기속에 치러져 프로농구가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완전히 정착했음을 보여줬습니다.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올스타전에선 눈요깃거리도 많았고 화제도 풍성했습니다.
◇…NBA급 덩크슛으로 올스타전 MVP가 된 로즈그린이 침체한 나산 선수단에 희망을 줬습니다.
나산 구단의 한 관계자는 "팀에서 큰 상을 탄 선수가 없었는데 이번 경사로 모두들 오랜만에 신바람이 났다"고 좋아하더군요.
슬램덩크왕과 MVP를 싹쓸이해 1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로즈그린은 정작 기쁨을 만끽할 사이도 없이 팀훈련을 위해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광주로 내려갔습니다.
◇…현금과 `유가증권'은 확실히 차이가 나는 모양입니다.
MVP 로즈그린을 비롯해 올스타전에 출전한 전선수들은 모든 상금이 현찰이 아닌 S백화점 상품권이라는 것을 알고 적잖이 실망하는 눈치더군요.
그런데 경기 시작전 "올해는 상품권이 아닌 현찰로 준다"는 소문이 나돌아 선수들은 "잘하면 짭짤하겠다"며 한동안 들떠 있었지만 역시나 상품권이라는게 밝혀지자 입맛을 쩝쩝 다셨습니다.
◇…`마케팅의 귀재' 창원 LG 구단은 올스타전에서도 톡톡 튀는 팬서비스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LG는 올스타전 팬사인회때 구단버스에 팬들을 올라오게 해 스타들의 자리에 앉아보게 하는 기발한 서비스를 했습니다.
또 자체 개발한 `명물' 마핑카를 창원에서 공수해와 수시로 티셔츠를 관중석에 쏴주며 분위기를 돋우더군요.
LG는 다른 프로 종목 스포츠단에도 마핑카를 판매하기 위해 신형을 개발중이라고 합니다.
◇…올스타전 말고는 어떤 일이 화제가 됐나요.
◇…지난달 27일 SBS전에서 삼성 벤자민이 `소리 없는' 트리플더블을 작성했지요.
트리플더블은 보통 벤치에서 미리 알고 있다가 카운트를 하게 마련이지만 이날은 시종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이 계속되는 바람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물론 기자들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답니다.
경기 종료후 기록 집계가 나온 뒤에야 알게 된 동료들이 너도나도 축하를 하자 벤자민은 "졌는데 트리플더블이 무슨 소용이냐"며 고개를 푹 떨궈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죠.
◇…기아 정인교가 `왕따'가 된 것일까요.
지난달 28일 기아 선수단은 전원 비행기편으로 상경했는데 정인교는 혼자서 구단버스편으로 올라왔습니다.
외박이 허용됐음에도 쓸쓸히 경기도 용인 숙소로 들어간 정인교는 "피곤해서 버스에서 좀 자려고 그랬다"고 했지만 전날까지 두게임 연속으로 벤치만 지켰으니 피곤할 것도 없었지요.
정인교가 따로 행동한 진짜 이유는 최근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심기가 불편해진 탓이라는게 주위의 분석입니다.
◇…`007 봉합수술작전'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동양의 다지가 지난달 28일 SK전 2쿼터서 재미슨과 충돌, 왼쪽 눈위가 3㎝ 찢어져 인근 병원에서 6바늘을 꿰맸는데요.
다지는 팀의 연패를 의식한듯 통증이 가라앉기도 전에 곧바로 코트에 돌아와 3쿼터 4분쯤 다시 출전하는 투혼을 보였지요.
하지만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듯 에어볼을 연발해 보기에 영 안쓰럽더군요.
[정리＝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