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태구단 때늦은 건강 종합검진
기사입력 1999년 02월 01일 14시 32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나 할까.
해태는 지난달 31일 광주시 남구 월산동의 팀지정 동신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았다.
프로야구 선수단의 종합검사가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만 놀라운 것은 이번 검진이 해태가 체계적으로 선수들의 건강을 체크한 첫번째 케이스라는 데 있다.
대부분의 구단이 매년 종합병원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과 달리 해태는 그동안 한번도 종합검진을 받지 않았다.
의료보험조합에서 2년에 한번씩 실시하는 차량 검진이 고작.
그나마 선수들은 형식적인 검사내용에 거부감을 느끼고 불참하기도 했다.
해태가 체계적인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은 것은 물론 김상진 때문이다.
촉망받는 투수였던 김상진은 작년 10월16일 목에 난 종양제거수술후 종양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받은 조직검사에서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소식이었다.
이 사실을 접한 프런트와 선수들은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하는 후회감으로 땅을 쳤다.
다시 이런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구단에선 올해부터 종합검진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기본적인 X-레이와 혈액검사를 포함해 암을 발견할 수 있는 복부초음파, 위촬영 등 8가지 검사를 받는데 드는 비용은 1인당 13만원 정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합해 50명으로 계산하면 600만원이 넘는다.
가뜩이나 형편이 어려운 해태로선 만만치 않은 비용.
하지만 아무리 많은 돈이 들어가더라도 내 몸 아끼듯 선수들의 몸을 아껴야 한다.
선수들은 모두 구단의 귀한 `재산'이기 때문.
비록 소는 잃었지만 뒤늦게나마 든든한 외양간을 짓기로 한 해태의 결정은 다행스런 일이라고 하겠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