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패션] 최화정 '우아한 여성미의 옷 좋아해요'
기사입력 1999년 02월 01일 14시 32분
MBC TV `최화정의 맛있는 이야기' 방송이 끝나자마자 최화정의 핸드폰 벨이 띠리링. "머리가 그게 뭐야. 화장도 이상하고", 쏟아지는 잔소리. 디자이너 손정완이다.
"남편마저 샘을 내는 관계에요, 우린."(손정완)
디자이너 손정완과 탤런트 최화정은 연예－패션계에서 알아주는 단짝이다. 둘 다 싱글일 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만났다. 크리스마스, 발렌타인 데이 등등, 남들은 `늑대목도리'를 두르고 다닐 때 이들은 서로를 찾았다. 손정완의 독신 기간이 길어지는데 일등공신이 바로 최화정인 셈이다.
"전생에 쌍둥이가 아니었나 생각할 정도로 잘 맞아요. 웬만한 남자는 화정씨를 따라오지 못하던데요."(손)
"언니가 먼저 결혼하는 바람에 저 혼자 우아한 싱글 생활을 하고 있지만요, 옛날엔 대단했어요. 둘 중 하나가 외국에 나가면 매일 국제전화를 걸기까지 했으니까요."(최화정)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손정완'을 인기 브랜드로 키운 손정완은 예술적인 면 뿐 아니라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인정받는 디자이너. 보기엔 예뻐보이지만 막상 입으면 폼이 안나기 쉬운 다른 옷과 달리 `옷보다 입은 사람이 아름다워 보이는 옷'을 만든다는 평을 듣는다. 때문에 한번 입어 본 사람은 반드시 그녀의 옷을 다시 찾게 된다.
"언니 디자인은 아주 여성적이에요. 우아하면서도 섹시하죠. 입으면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는 듯해요."(최)
최화정은 평소 헐렁한 캐주얼을 즐겨 입는다. 그러나 변신이 필요할 때, 특히 카메라 앞에 설 때는 어김없이 손정완을 찾는다.
"화정씨에겐 소공녀 분위기가 나잖아요. 깨끗한 얼굴이 옷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잘 살려줘요. 특히 목선이 예뻐서 내 옷과 잘 어울리죠."
이들이 처음 만난건 81년. 아는 사람의 소개로 만났다 한눈에 반해버렸다. 그 후 20년 가까이 사귀며 마음의 벽을 하나 둘 씩 치워버렸다. 우아한 척, 친한 척하는 세상의 보통 관계를 뛰어넘었다.
"결혼을 하더니 변했다. 의리가 없다"(최)는 투정도 마음껏 할 수 있다. "너무 특별한 성격이야. 무딘 면도 있고 푼수 같기도 해야 살기 편하지"(손)라는 뼈아픈 충고까지 서슴지 않는다.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설 때도 이들은 남들과 달리 솔직담백 그 자체다.
"화정씨, 앞으로 좀 앉아라. 나만 얼굴 크게 나오겠다."(손) "어머! 배우가 더 예쁘게 나와야지! 욕심도 많아."(최)
`가식'이라는 거품은 걷어내고 마음을 나누는 관계라는 손－최의 설명에 절로 고개가 끄떡여진다.
[전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