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정씨] 뒤집어 본 구한말 역사 '횃불' 펴내
기사입력 1999년 01월 31일 15시 17분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쉬운 시기는 언제일까. 조선 후기에서 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때가 아닐까. 근대화를 외면한 채 정쟁만 일삼다가, 주권을 일본에 빼앗긴 시대.
작가 고원정이 그 쓰라린 한국사를 뒤짚은 대하역사소설 `횃불'(해냄) 1, 2, 3권을 펴냈다. 우리가 개방과 개혁, 부국강병을 이뤄 세계사의 주역으로 떠오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한말을 한민족 승리의 시대로 바꿔 읽는다. 역전된 한-일 관계를 그린다.
원작은 94년 출간했던 `대한제국일본침략사'. 당시 절반도 못내고 중단했던 것을 96년부터 3년간 재집필, 완전 개작했다. 앞으로 10권짜리로 완간할 예정이다.
고씨는 "소설을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풀고 싶었다"고 말한다. "우리가 놓쳐버린 역사의 가능성을 가상의 역사 속에서나마 후련하게 펼쳐보이려 했다"는 것.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끝내 이 작품에서 손 떼지 못한 이유다.
소설은 젊은 역관(譯官) 이빈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는 민주국가를 세우기 위해 혁명을 일으켰다가 실패, 일본으로 망명한다. 14년 후 선진문물을 익히고 돌아와 마침내 권력을 장악, 나라를 강대국으로 일으켜 세운다.
한국이 일본을 점령한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있다. 대한제국이 일본의 공격을 물리치고, 오히려 일본열도를 침공해 수년간 지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단순히 감정적인 화풀이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과거사에서 손끝에 만져지는 교훈을 찾아내고 그 교훈을 새로운 한@일관계, `우리'와 `세계'의 화합과 경쟁에 원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임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