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KBS 안내방송 물의…PD항의로 수정
기사입력 1999년 01월 31일 15시 17분
"드라마 수가 적어야만 공영성이 강화됩니까?"
KBS가 드라마국 PD들의 강력한 항의로 2월 부분개편 안내방송 중 일부 내용을 긴급히 수정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드라마PD들의 반발을 산 부분은 최근 KBS가 부분개편과 맞춰 내보내고 있는 프로그램 안내방송 중 `2TV에는 공영성 강화를 위해 수-목-금에 드라마가 없다'는 내용.
KBS 드라마국 20여명의 PD들은 "이 안내방송은 시청자에게 마치 `드라마가 공영성의 적(敵)'인 것 같은 인상을 심어준다"면서 지난 28일과 29일에 긴급 모임을 갖고 편성측에 안내방송의 수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결국 편성측은 이 주장의 타당성을 인정, `수-목-금에는 드라마가 없다'는 멘트 앞부분에 붙던 `공영성 강화'란 말을 뺀 채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상태.
한 방송관계자는 "일부 드라마 작가나 연기자들도 이 안내방송에 심한 거부감을 느껴 방송국측에 수정을 요구기도 했다"면서 "드라마 종사인들 전체의 사기를 꺾는 `방송국 간부의 패착(敗着)'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드라마국의 한 PD는 "일부 드라마가 폭력이나 불륜관계를 다뤄 지탄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정 때문에'나 `용의 눈물'처럼 시청자의 정서나 교양에 도움을 주는 극도 많다"면서 "시민단체나 언론사도 아닌 방송국측에서 `마치 지금까지 방송한 드라마들로 인해 공영성을 해친 것 같은' 안내방송을 내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모임을 가진 일부 드라마 PD들은 이를 계기로 최근 일고 있는 `드라마 경시 풍조'에 대한 대책을 논의함과 동시에 `저질 드라마 퇴치운동'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