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모와 입양딸 찾습니다'
기사입력 1999년 01월 31일 15시 17분
여섯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혼혈아가 30년이 지난 지금 대기업 엔지니어가 돼 한국에 돌아와 자기와 함께 미국에서 살 입양아를 찾고 있다.
세계적 다국적기업 CABOT의 엔지니어 매튜 샌더 페더라우씨(36．일리노이주 시카고 아오로라).
지난해 5월부터 삼성전자를 비롯, 국내 굴지의 반도체회사들과 일하게 돼 1년에 서너차례씩 서울에 오는 그는 오는 2월 아내 루이스 굴레트씨(36)와 함께 와 친어머니의 옛 주소지도 둘러 보고 입양할 아이도 물색해볼 참이다.
페더라우씨의 한국 이름은 김광수.
그는 68년 7월 2일 생모(김미옥．당시 30세)가 대한사회복지회에 데리고 가 이듬해 미주리에서 보험중개업을 하는 더글라스 페더라우씨(63)에게 입양됐다.
"제 아버지는 미군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가 버렸대요. 막막해진 어머니는 파란눈의 아들이 이웃의 눈치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아버지의 나라 미국에서 사는 게 나을 것이라며 입양을 의뢰했어요."
페더라우씨는 양부모의 6남매 중 막내아들로 유복하게 컸다고.
"친자식보다 더 잘 대해주셨기 때문인 지 가슴 아팠던 일은 생각조차 안나네요."
페더라우씨는 결혼으로 분가한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한달에 서너차례 이상 만날 정도로 가족간의 정이 깊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생모에 대한 그리움은 더해지더군요. 만나지 못한다면 살아계시다는 사실만이라도 알고 싶더라구요."
페더라우씨는 이를 위해 일부러 근무지를 한국으로 지원, 출장 올 때마다 일 이외의 시간을 이용, `엄마 찾아 삼만리'에 나서고 있다.
한국어를 잘 못하는 탓에 한국인 친구들이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며 통역을 도와준다고.
페더라우씨는 최근 어머니와 연결된 중요한 실마리를 얻어냈단다.
어머니가 강원도 원주시 태장동에서 산 적이 있으며 자기는 입양 직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산 2번지에서 외조부(김문환．당시 62세)를 비롯, 삼촌 가족들과 함께 살았다는 얘기를 대한사회복지회 복지사로부터 들었다는 것.
현재 시카고에 살고 있는 페더라우씨는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두고 있으나 그 옛날의 자기 모습을 잊을 수 없어 한국에서 막내를 입양할 참이라고.
"딸을 입양하려고 해요. 현재 맨 아래가 생후 15개월 됐으니까 이 보다는 더 어려야할테고…. 8살난 큰 아들의 허락도 받아냈습니다."
입양 신청서를 낸 뒤 입양하기까지는 1년 정도 걸린다고.
페더라우씨는 이 아이에게 양부모님들이 자기에게 준 사랑을 고스란히 퍼부어주겠다고 말했다.
[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