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그린] 두달째 스파게티 '고기좀 먹고 싶어요'
기사입력 1999년 01월 31일 14시 37분
나산의 파워포워드 워렌 로즈그린(26)이 요즘 핼쑥해졌다.
보디빌딩 선수를 연상시키는 우락부락한 알통의 그가 다이어트라도 하는걸까.
지난해 9월 한국땅을 처음 밟을 당시 100㎏을 넘어갔던 로즈그린의 최근 몸무게는 90㎏대 초반.
체중이 빠지면서 체력도 떨어졌는지 데뷔 초기 매경기 풀타임을 뛰었던 그의 출전시간이 3라운드 이후엔 30분도 채우기 어렵다.
태산이라도 들어올릴 것 같던 우악스런 파워는 찾아볼 수 없고 경기중에 비실거리는 모습도 보인다.
KBL(한국농구연맹)의 재정지원을 받는 나산 구단이 선수들의 한끼 식사비로 책정한 금액이 단돈 3천원.
쇠붙이를 삼켜도 소화시킬 한창 나이의 로즈그린의 배를 채우기엔 턱없이 모자라다.
로즈그린이 한국에 와서 맨먼저 배운 우리말이 "배고파"였을 정도.
가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같은 한식에 숟가락을 적셔보지만 거북스러워 하는 그에게 구단이 주로 제공하는 음식은 피자와 스파게티.
간식삼아 먹으면 별 무리가 없겠지만 두달째 매끼니를 이탈리아 음식으로 떼우고나니 "스파게티 냄새만 맡아도 신물이 넘어온다"고 로즈그린은 말한다.
스테이크 같은 고기를 맛본 것은 먼 옛날 기억.
나산 황유하 감독은 "먹는 게 부실하니 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한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