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금빛염색-현란한 제스처 '튀는 코트'
기사입력 1999년 01월 29일 15시 31분
배구선수들이 튀고 있다.
삭발은 물론 금빛이나 갈색으로 머리염색을 하고, 기자회견 때는 "나 이제 뜬겁니까?"라는 말을 서슴치않는다.
때문에 현대금강산배 99한국배구슈퍼리그는 그재미를 더하고 있다.
프로화가 지연되고 있는 배구가 경기 외적인 면에서는 완전 프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선수들은 물론 구단도 `튀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강만수감독은 후인정과 방신봉, 윤종일 등 무표정한 선수들을 닥달한다.
주공격수 후인정에게는 스파이크 성공후 오른손을 치켜들고 펄쩍 뛰라고 하고 센터 방신봉에게는 블로킹 득점과 동시에 오빠부대들을 위해 손짓을 하라고 주문한다.
독특한 몸짓은 경기 흐름 장악 뿐만 아니라 개인 인기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강감독의 지론.
이인구가 삭발에 금빛으로 머리염색까지 한 것도 톡톡 튀는 패션.
최근 현대자동차 선수들이 튀고 있는 것은 삼성화재에 대한 라이벌의식에서 출발했다는 분석.
삼성화재의 장점인 집중력은 신진식 김세진 김상우 권순찬 김규선 등 주전전원이 연출하는 현란한 몸짓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강타를 때린 뒤 두팔을 치켜들며 코트를 돌거나 아예 바닥에 엎어지는 신진식 김세진의 동작은 오빠부대의 괴성을 이끌어내 상대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비장의 무기나 다름없다.
`튀어야 이긴다.'
배구팀들의 외침이다.
[광주＝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