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안방스타로 뜬 17세 '얄개' 판유걸군
기사입력 1999년 01월 29일 15시 31분
여드름이 송송 난 고1짜리 `얄개'가 스타로 떠올랐다.
경기 일산 대진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판유걸군(17．파주시 교하면 와동3리).
방송 출연과 CF 섭외 요청이 쇄도하고 팬클럽도 생겨났다.
"팬레터가 날아들고 별로 친하지 않던 친구들에게서 안부 전화가 자주 걸려와요. 떴다는 게 바로 이런 건가봐요. 요즘같으면 H.O.T가 부럽지 않네요."
그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끈 것은 지난해 10월말 방영된 SBS TV `기쁜 우리 토요일'의 `영파워 가슴을 열어라！'라는 코너.
전국의 중-고교를 찾아 학생들이 평소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이 코너에서 그는 숨어있는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것.
당시 그는 자기의 이름에 얽힌 경험담을 소개해 시청자들의 배꼽을 뺐었다.
"며칠전 비디오 가게에 갔었습니다. 비디오 가게를 보던 꼬마에게 `판유걸'이라고 이름을 말하자 그 꼬마는 `한유골'이라고 적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면서 다시 `판-유-걸'이라고 이름을 불러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유걸'이라고 적는 게 아닙니까. 화가 나서 뒤통수를 날렸더니 그 꼬마는 `세상에 판씨가 어딨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세상에는 판씨도 있습니다."
그는 올초 방영된 이 프로그램 특집편에서 또다시 방송을 타며 완전히 `스타'가 됐다.
요즘도 PC통신에는 그에 대한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인기세 덕분에 그는 각종 TV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이번주부터는 `영파워 가슴을 열어라!' 코너에서 개그맨 홍록기와 공동 MC로 나설 참.
그는 인기 비결에 대해 "나를 통해 보통 사람도 얼마든지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사업을 하는 판순길씨(43)의 1남 1녀중 장남인 판군은 컴퓨터 게임과 채팅을 좋아하는 평범한 고교생. 쾌활한 성격과는 달리 여자 친구하나 없는 `숙맥'이란다.
"가족들이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해주(海州) 판(判)씨 가문의 영광이라고요. 판씨는 전국에 걸쳐 200여명뿐인 희성(稀姓)이거든요."
유머도 수준급이다.
판군의 꿈은 연기자가 되는 것.
하지만 그는 학생 신분인만큼 공부에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요즘 애같지 않은 의젓함을 내보였다.
[강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