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케스트라 영화음악 도입 눈길
기사입력 1999년 01월 29일 15시 31분
한국영화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오케스트라를 영화음악에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영화는 한국판 블록버스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쉬리'(강제규감독-강제규필름 제작)와 연인을 잃은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를 그린 `화이트 발렌타인'(양윤호감독-태창영화사 제작).
`쉬리'는 코리안심포니의 70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도 장엄한 연주를 영화음악에 사용했고, `화이트 발렌타인'은 부천 시립교향악단이 그룹 동물원과 이번 영화 제작자인 김용국의 창작곡들을 감미로운 선율에 담아냈다.
한국영화의 경우 70년대 이후에는 대부분 귀에 익은 음악들을 삽입해오는 수준에 머물러왔던 게 사실. 그나마 97년 `접속'에서 올드팝을 적절히 선곡한 것이 히트하자 `찜' `조용한 가족' `약속'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등에서도 올드팝을 영화음악에 사용해왔다.
전체 영화음악중 70% 이상을 창작곡으로, 그것도 대부분 오케스트라에 의한 연주음악을 사용하는 할리우드에 비하면 상당한 격차가 있는 셈.
물론 한국영화에서 오케스트라에 의한 연주를 영화음악에 도입하지 못했던 것은 엄청난 비용이 주요 원인.
때문에 기껏해야 현악4중주나 컴퓨터를 이용한 오케스트라음악의 흉내 정도에 머물던 것을 과감한 제작비를 투입해 대형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영화음악에 사용한 `쉬리'와 `화이트 발렌타인'의 시도를 두고 영화계에서는 "한국영화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