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우리가…'] 선정-폭력적 인물묘사 파문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15시 29분
MBC TV 새 수목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가 새해 방송가 태풍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다.
27일 첫방송된 이 드라마가 안방극장에는 걸맞지 않게 극중 인물을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으로 묘사, 파문이 일고 있다.
극중 대학 시간강사인 김혜수는 어머니 윤여정으로부터 "뒤룩뒤룩 살만 쪄갖고 물러 터졌다"고 면박을 당하는 장면이 나와 트레이드 마크였던 미녀스타로서의 자존심이 심하게 구겨졌다.
김혜수는 이에 대해 "생긴 대로 나오는데 무슨 불만이 있겠느냐"면서도 작가의 의도에 대한 의혹과 함께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
상대역인 배용준 역시 목욕탕 장면에서 연예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옷을 벗는 `개인적 진기록'을 세웠는가 하면 관음증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윤손하가 학교 계단에서 더러워진 웃옷을 새것으로 갈아 입을 때 점퍼로 가려준다면서 훔쳐보는 캐릭터로 묘사됐다.
박상민 역시 목욕탕에서 "오늘 밤 놀러 간다"며 `아랫도리'에 향수를 뿌려대는가 하면 "총각딱지를 떼야 하는데 이게(손가락으로 국부를 가리키며) 부담스러워 못살겠다"고 떠벌이기도 했다.
나문희는 "지랄년. 밥을 많이 먹으면 똥구멍이 욕한다"는 등 입담이 거친 욕쟁이 할머니. 윤여정은 또 집앞에 있는 남편 자동차의 문짝을 열쇠로 심하게 긁어 놓는 등 몰상식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제작진은 이같은 인물설정에 대해 "극적 효과의 배가를 위해 필요한 결단이었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방송위원회는 집중적 `사찰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방송의 공영성과 공익성을 선도한다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속물적 드라마로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MBC의 야누스적 본질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김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