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최주봉-김성녀의 환상콤비 6년만의 부활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15시 29분
`무대와 객석이 하나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악극만큼 배우와 관객이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공유하는 장르도 드물다.
최주봉과 김성녀. 두말이 필요없는 우리시대의 대표적인 `광대'들이 눈물과 웃음이 범벅된 한판의 놀이마당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조선과 극단 가교, 신시 공동주최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31일 막을 올리는 악극 `번지없는 주막'(김상열 작).
지난 93년 초연돼 이 땅에 악극열풍을 몰고 왔던 바로 그 작품으로 최주봉과 김성녀는 6년만에 같은 무대에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들은 쇠락하는 악극단의 동료배우로 극중극 `번지없는 주막'의 주인공 `삼봉'과 `순애'를 연기한다.
양가의 반대로 사랑의 도피를 감행하지만 가난 때문에 순애는 화류계의 여인으로 전락으로 삼봉은 어린 딸을 데리고 아내곁을 떠난다. 세월이 흐르고 다시 만난 이들은 재회의 기쁨을 나누지만 그것도 잠시, 병들고 지친 순애는 야속하게도 세상을 떠난다. 바로 그 순간, 순애를 연기하던 배우 춘홍도 무대에 쓰러져 숨을 거둔다.
젊은 세대들은 고개를 돌릴 법도 한 전형적인 신파조 스토리. 그런데도 수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걸까?
"바로 우리네 이야기잖아요. `맞아, 옛날에 저랬었지'하면서 서서히 향수에 젖다보면 실컷 울게 되고 마음이 후련해지게 됩니다."(김성녀)
"악극은 보통 연극과 달리 감정을 120%까지 끌어올려야 제맛이 나요. 연기하기는 힘들지만 관객들에 대한 감정전달은 그만큼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거죠."(최주봉)
최주봉이 특유의 일그러진 표정으로 열창하는 `고향초'와 `불효자는 웁니다', 김성녀의 애절한 목소리에 실린 `사랑에 울고 돈에 웃고', `청춘 블루스' 등 구성진 옛 `뽕짝'들도 인정사정없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멜로디다.
2월21일까지. 화∼금 오후 4시, 7시30분. 주말,휴일 오후 3시, 6시30분. (02)3692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