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코러스라인' 연출가역 맡고 뮤지컬데뷔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15시 29분
탤런트 이병헌이 `지상 최고의 뮤지컬 쇼'의 `연출'을 맡았다.
극단 `대중'의 `코러스 라인'. 브로드웨이 공연사상 최장기(15년), 최다 관객동원(약 1천만명)의 기록을 수립한 작품으로,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청춘들의 사연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그 희망과 좌절, 환희의 순간을 조율하는 게 이병헌의 몫. 연출가 `쟈크'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하는 것이다.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어요. 관객과 직접 호흡해보고 싶었거든요."
쟈크는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주는 배역. 인기 듀엣 `수'의 이주현, VJ 최할리, 탤런트 홍석천 등 스타들이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도록 도와준다.
"타이밍이 중요해요. 절묘한 순간에 상대방의 노래와 춤을 끊고 이어주어야 하거든요.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남 부럽지 않게 경력을 쌓았지만 연습할 때마다 너무나 긴장돼요"
덕분에 `왕따'가 될 뻔도 했다. 무대에서 인사하는 장면을 연습하는데 갑자기 모두 배꼽을 잡더란다. 잔뜩 긴장한 그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서.
체면 구긴 사연 또 하나. 어느날 출연진의 장기자랑 대회가 열리게 됐다. 현란한 춤과 노래 실력을 과시하는 다른 배우들, 이에 질세라 이병헌은 발레하는 모습을 흉내내다 꽈당, 넘어지고 만 것.
그러나 그후 한달여. 매일 오후 3시부터 꼬박 여섯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고진감래끝에 슬슬 멋진 연출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어색한 몸놀림, 떨리는 목소리는 `이젠 안녕'이다.
다른 배우들과 달리 객석에 앉아 연기를 해야하지만 타고난 강심장 덕분에 걱정은 없다.
"자신있냐구요? 첫날밤을 준비하는 것보다 더 떨리는데요"라며 농담을 던지는 이병헌. 그가 마련한 최고의 뮤지컬 쇼는 다음달 6일부터 3월 7일까지. 호암아트홀. 평일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주말·공휴일 오후 3시 30분, 6시 30분. (02)766－8551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