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고 연봉자리 눈치싸움 치열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15시 04분
누가 명실상부한 `왕중왕'에 오를지, 3개구단은 소속 선수와 계약을 미룬 채 서로 상대방의 동향을 살피느라 마치 피말리는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올해 최고연봉 후보는 현대 정명원(33) 정민태(29), 삼성 김기태(30), LG 김용수(39) 등 4명.
하나같이 1억6천만원 이상의 특급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반대로 구단은 충분한 인상요인은 인정하면서도 시간 끄는 기색이 역력하다.
해당 선수나 구단 양쪽 다 재계약에 별로 급한 내색을 보이지 않는다.
서둘러 최고대우 운운하며 도장을 찍었다가 다른 구단만 좋은 일 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는 이미 두 정씨에게 `국내 1등'을 보장해 논 상태다.
대략 1억5천만원 안팎이 구단에서 책정해 놓은 금액.
하지만 섣불리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간 삼성이나 LG에 `지침서'를 만들어 주는 꼴이 돼 일단 관망하는 자세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1억6천만원을 내세우는 김기태의 사기를 한껏 살려주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2등'을 자처하고 나서는 위험부담이 있다.
라이벌 구단의 계약상황을 지켜본 다음 적당한 금액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최고'에 가장 목말라 하는 `최고령 선수' 김용수.
그는 다년계약이 불발에 그치자 대뜸 1억8천만원을 달라고 했다.
LG구단 역시 그동안 팀공헌도에서 으뜸인 김용수에게 영예로운 대관식을 마련해 주고 싶지만 다른팀 선수들이 마음에 걸린다.
서로 자기 선수를 최고자리에 세워 `명문구단'임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현대 삼성 LG.
감히 엄두도 못낼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거나, 아니면 끝까지 눈치싸움을 벌이는 수밖에 없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