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카이스트' 방송첫주만에 10위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15시 04분
드디어 KBS 2TV `종이학'과 MBC TV `사랑과 성공'이 역전됐다.
양 방송사의 자존심이 걸린 `주말극'이라 관심을 모았는데, 내내 지고 있던 `종이학'이 3위로 `사랑과 성공'을 한계단 밟고 올라섰다.
류시원이 댄서 송윤아와 가까와지면서 명세빈과 삼각관계를 이루며 긴장을 준 것도 `종이학' 인기상승의 요인이지만, 이 드라마가 잘했다기보다 `사랑과 성공'이 못했기 때문이란 것이 지배적 관측이다. 즉 `사랑과 성공'이 보여주는 주인공들의 이상행동이 시청자들 눈에 거슬리고 있는 것.
그동안 온갖 악행과 속 뒤집는 폭언으로 오연수를 못살게 굴던 `팥쥐엄마' 고두심이 이해심많은 `신사임당'으로 개과천선했다. 일은 잘 하지만 여자문제에서 갈팡질팡하며 우유부단했던 박상원은 결단력있는 터프가이로 변했으며, 사랑의 피해자이자 집안의 구박덩이로 `청순가련'하기만 했던 오연수는 `발랄'하기 이를데 없다. 또 폐인에 가까웠던 룸펜 박근형은 지성미 풍기는 근엄한 중년으로 변신했다.
하루아침에 이렇다 할 과정없이 주인공들의 성격이 180도 바뀐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드라마 종영이 얼마 안남았고 연속극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는 철칙이 있다손 치더라도, 제작진이 너무 서둘러 마무리하고 있는 인상이다.
MBC `육남매'가 새로 순위에 진입, 중위권을 지키고 있는 `은실이'와 복고드라마 경쟁을 시작했고, 방송 첫주만에 `카이스트'가 10위를 기록하며 바람을 몰기 시작했다.
첫회에 비쳐진 `카이스트'는 그동안 있어왔던 신변잡기식 캠퍼스드라마가 아니라, 학생들간의 관계, 학생과 교수와의 관계 등 `진한 인간고리'에 초점을 맞춰 인기를 이어갈 조짐이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