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갈수록 난해한 신세대 그룹이름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15시 04분
이름이 고와야 듣기도 좋은 법.
가요계에 첫발을 딛는 신인들의 경우 인상적인 이름은 특히 중요하다.
따라서 이들이 작명에 쏟는 정성은 클 수 밖에. 때론 노력이 지나쳐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이름도 많다. `쉰세대'들을 헷갈리게 하는 그룹명을 조목조목 풀어본다.
최고의 인기그룹 H.O.T는 High_Five Of Teenager의 약자. 10대들의 승리라는 뜻이다. 이쯤은 극성맞은 `에초티팬'을 자녀로 둔 어른이라면 꿰고 있어야 한다.
여성트리오 S.E.S가 멤버들의 이름인 바다(Sea) 유진(Eugene) 슈(Shoo)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거라는 것도 그다지 새삼스럽지 않다.
요즘 급부상한 4인조 1TYM을 읽을 줄 안다면 상당한 수준급이다. 원타임은 One Time for Your Mind. 단번에 너의 마음을 사로잡겠다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신세대 그룹 NRG의 의미를 아는 사람도 드물다. `새롭게 빛나는 그룹(New Radiant Group)'이란 뜻. `누룽지'의 약자라 주장하는 가요 관계자도 있다.
최근 두번째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에 나선 A.R.T 역시 All Radio & TV란 긴 이름이다. 이들을 행여 아트로 불렀다간 큰일난다. 모든 방송을 자신들의 노래로 `도배'하겠다는 포부를 이름에 담았다.
`어머님께'란 곡으로 인기몰이에 나선 god도 `지오디'로 발음해야 한다. 글자그대로 `신'이란 뜻.
모던록그룹 더더(The The)의 작명방식은 독특하다.
1집의 `The More The Better(더 많이 더 좋게)'에서 2집부턴 `The One The Other(한사람, 나머지 한사람)'로 의미가 바뀌었다. 앞으로도 앨범발표와 함께 더더 시리즈를 계속 선보일 생각.
이밖에 컨추리 꼬꼬는 `촌닭', 멤버 황혜영이 6개월간 고심끝에 지었다는 오락실의 원표기법은 5Rock室(다섯명의 로커가 모인 방)이다. 젝스키스(Sechskies)는 여섯개의 수정이란 뜻의 독일어. 여러가지 단어가 복합된 핑클(Fin.K.L)은 자유를 억압하는 자들에게 종언을 고한다는 뜻이라나?
가수들이 톡톡 튀는 이름을 갖는 건 필수다. 그러나 국적도 없는 외래어를 갖다 붙이기 전, 부르기 쉽고 예쁜 우리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김소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