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창호-마샤오춘 4억놓고 '반상의 혈투'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15시 04분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중국의 마샤오춘 9단이 바둑 최고액의 `돈싸움'을 벌인다.
두 기사는 삼성화재배와 LG배 세계바둑선수권에서 나란히 결승에 올랐다.
같은 기사가 2개 세계 기전에서 연거푸 우승컵을 다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월 1일부터는 제3회 삼성화재배 결승 제2~5국(서울 을지로1가 삼성화재 본관), 오는 3월 2일부터는 LG배 제1~5국이 벌어진다.
이 9단대 마 9단의 10번기.
우승상금은 삼성화재배가 2억+알파(2천500만원 상당의 자동차), LG배가 2억원이다.
따라서 2개 기전에서 연거푸 우승하면 단숨에 4억2천5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쥔다.
각각 5판 3선승제인 2개 기전에서 6대0 완봉승으로 이긴다면 한판당 7천만원짜리 대국료를 챙기는 셈이다.
이-마의 10번기에선 지는 쪽에서도 억대의 돈을 만진다. 준우승 상금은 삼성화재배가 6천만원, LG배가 5천만원으로 합계 1억1천만원이다.
그러나 두 기사는 돈보다 `세계 라이벌'의 자존심 경쟁에 한창이다.
역대 전적은 15승4패로 이 9단이 마 9단을 압도하고 있다.
이 9단은 특히 지난해까지 마 9단을 상대로만 세계 유례없는 10연승을 기록, 바둑계에선 "마 9단이 이 9단한테 두점 깔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10번기의 첫 단추였던 삼성화재배 제1국의 승점은 마 9단이 먼저 챙겼다. 더불어 이창호에 대한 10연패의 사슬도 끊었다.
마 9단은 그동안 세계 정상에서 이 9단에게 번번히 발목잡혔던 치욕을 이번에야말로 한꺼번에 갚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4년전 동양증권배와 후지쓰배를 연거푸 차지하며 한때 `세계 챔피언'으로 군림했던 마샤오춘 9단.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세계 기전 싹쓸이(4관왕)를 노리고 있는 이창호 9단.
이번 `외나무다리' 10번기에서 생애 최고의 감격에 휩싸일 기사는 누구일까?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