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건의 눈] '농구 9단' 맞대결 무승부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01시 23분
농구전문가들은 경기를 지켜보면서 "저 선수는 농구를 할 줄 알아. 역시 고단수야"라는 말이 입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둑에서 `사활의 맥'을 잘 짚는 고수가 있듯 농구에서도 공격과 수비에 있어 경기흐름의 맥을 잘 짚는 선수를 보면 전문가들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기 마련이다.
27일 기아-나래전의 관전포인트는 바로 나래 허 재와 기아 강동희의 맞대결이었다.
두 선수 모두 바둑으로 따지면 `프로 9단'에 속하는 고수들이다.
지난 시즌까지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또 서로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사이여서 이들의 대결은 더욱 흥미를 끌었다.
게임은 3쿼터까지 두팀이 속공과 3점포를 장군멍군식으로 주고받아 박진감이 넘쳤다.
하지만 4쿼터에서 나래가 턴오버(실책)를 연발하면서 큰 점수차로 뒤져 열기가 식어버렸다.
기아는 결장한 정인교의 공백을 루키 황문용이 잘 메워준 반면 나래는 믿었던 슈터 양경민이 6득점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허 재는 21득점으로 제몫을 했고 강동희 역시 14득점 8어시스트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두 스타의 맞대결을 점수로 표현하자면 50대50.
하지만 게임은 윌리포드 리드 황문용 등이 화력지원을 한 기아의 승리로 돌아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