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AG] '오! 고마운 함박눈'…축제분위기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01시 23분
`황토속의 축제'가 될뻔했던 용평리조트 일대가 마침내 흰눈으로 뒤덮였다.
99강원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을 사흘 앞둔 27일 오후 용평리조트 발왕산 자락에 그동안 기다렸던 함박눈이 펑펑 내려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전날 강원도와 대회조직위원회가 눈내리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설제를 지낸 덕분인지 오후 2시부터 눈발이 비치기 시작했다.
기다리던 눈은 10여분만에 그쳐 안타까움만 더하는가 싶었으나 한국선수단이 입촌식을 치르던 오후 3시부터 다시 싸리눈이 흩뿌렸고 5시부터는 눈발이 목화솜처럼제법 굵은 눈으로 이어져 용평은 비로소 겨울축제의 한마당으로 변신했다.
동계 아시안게임 자원 봉사자중 재미동포가 영어통역으로 활동해 눈길.
지난 74년 미국으로 이민간 뒤 현재 뉴욕시청 재무국에 근무하는 이종록씨(59)는 조국을 위해 뭔가 해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 자원봉사자로 나서게 됐다고.
직장에 연월차 휴가를 내고 1천달러가 넘는 항공료까지 마련해 용평으로 날아온 이씨는 "8년만에 한국에 왔지만 시간이 촉박해 친지들과 친구들은 만나보지 못할 것 같다"면서 "2002년 월드컵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각국 선수단의 입과 귀가 돼 줄 통역 요원들의 동원이 늦어져 일부 선수단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기도.
지난 25일 110여명의 선수,임원이 온 중국 선수단은 사흘째 중국어통역 자원봉사자를 배정받지 못해 용평리조트와 춘천, 강릉 등 개최도시를 오가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샤오 티안 중국선수단장은 "선수단 도착과 동시에 통역 자원봉사자를 배정하는 것이 상례인데 이해할 수 없다"고 불평을 늘어놓았고 이에 대해 조직위는 "통역 자원봉사자들은 28일 용평에 도착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대답.
한국선수단은 27일 용평리조트에서 전체 임원회의를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
김병두 선수단장은 각 종목별 코칭스태프와 만나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은 물론 자신의 명예를 위해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한국선수단은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선수촌내 빌라콘도 객실 1개를 별도 임대, 이날부터 의무실과 물리치료실을 가동했다.
용평리조트 선수촌에 입촌한 각국 선수단은 대회관련 임원,선수들에 대한 편의시설의 요금할인폭이 30% 밖에 안된다며 불만을 표시.
이들은 할인률 30%는 일반인들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는데 한국선수단 임원들도 무주_전주 유니버시아드 때는 리프트 사용료가 무료였는데 이번에는 2∼3만원을 내야 해 부담이 크다고 볼멘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