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이상고온 현상에 겨울 축제 울상
기사입력 1999년 01월 27일 14시 50분
`하늘을 봐야 별을 따고, 눈이 있어야 축제를 하지…'
때아닌 고온현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들여 준비해온 겨울철 축제가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눈과 얼음을 주제로 축제를 마련, 지역을 알리기와 관광객 유치 등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당초 계획이 눈이 내리지 않은데다 기온마저 초봄 수준에 육박, 축제가 잇달아 무산되고 있는 것.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제주도 한라산 눈꽃축제는 지난 24일 기다리던 눈은 커녕 비가 내리는 바람에 비축제가 되고 말았다.
춘천시는 30일 삼천동 수변공원 일대에서 개막되는 `99춘천 눈-얼음축제'를 위해 지난주부터 준비에 들어갔으나 영상 5도의 따뜻한 날씨로 눈과 얼음조각이 녹아내리고 행사장이 진흙탕으로 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찌감치 만들어놓은 얼음터널은 이미 녹아 앙상한 골격을 드러냈으며 인공 빙벽도 사라졌다.
조직위원회는 개막일까지는 차질없이 개최될 수 있도록 다시 준비 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내걸었지만 자신이 없다는 태도다.
인제군이 29일부터 31일까지 개최할 계획이었던 빙어대축제도 안전상의 문제로 사실상 무산됐다.
얼음판에 구멍을 뚫고 하는 빙어낚시가 축제의 핵심인데 포근한 날씨로 개최 장소인 소양호 일대의 얼음이 녹아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속초시도 2월 4일부터 7일까지 개최할 예정인 설악 눈꽃축제중 `하얀 눈길 걷기' 등 일부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할 예정이다.
축제준비 관계자는 "어떻게든 분위기를 내보려고 인공제설기를 동원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결국 하늘이 돕지 않으면 소용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눈-얼음 축제를 테마로 패키지상품을 내놓았던 이벤트회사들에는 지난주부터 예약 취소 전화가 잇따라 한숨만 쉬고 있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