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DJ-TJ연합 29년전 이미 싹텄다
기사입력 1999년 01월 27일 14시 50분
`DJ-TJ 연합은 29년전에 구상됐다?'
서울 이화여대 부속 초등학교 16회 동창들은 "김대중 대통령과 박태준 자민련 총재의 만남은 이미 지난 70년에 이뤄졌다"고 농담삼아 이야기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36)와 박태준 총재의 3녀 근아씨(36)가 같은 반에서 공부한 동기동창생인 까닭이다.
당시는 한 학년이 모두 합쳐 2개반에 100명밖에 되지 않았기에 6년을 함께 다니다 보면 친형제처럼 속내까지 훤히 알게 된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여서 입학식과 졸업식, 기성회 학습 참관, 운동회 등으로 서로 만날 기회가 많다보니 홍걸씨의 어머니인 이희호 여사와 근아씨의 어머니인 장옥자 여사도 적어도 몇번은 만났을 법하다.
당시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DJ와 혁명정부의 육군 소장 출신으로 포철을 맡고 있던 TJ는 위치상 사뭇 달랐지만 그들의 2세는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6년간 같이 공부한 죽마고우임에 틀림없다.
이들과 함께 다녔던 동기동창에는 SK그룹의 고 최종현 회장의 2남 최재원씨(36．SKC 상무)와 요즘 경제청문회로 한창 바쁜 자민련 어준선 의원의 장남 어 진씨(36．안국약품 사장)도 있다.
그 탓인지 요즘들어 이 학교 동창들은 남다른 자부심과 우정을 뽐내고 있다.
76년 2월 졸업한 뒤 최근까지 1년에 4번씩이나 동창회를 열고, 한번 모일 때마다 적어도 30여명 이상씩 참석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동창들이 한가지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김대통령이 당선된 뒤 홍걸씨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됐다는 점.
동창들은 "전직 대통령들의 아들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홍걸이가 이를 의식, 일부러 자리를 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6회 동기회장을 맡고 있는 김병건씨(36．서울 신사동 김병건 성형외과 원장)는 "우리들은 친구의 아버지가 누구이든 상관없이 옛날부터 지금까지 친한 친구이고, 앞으로도 초등학교 소꿉동무로서 깊은 정을 그대로 엮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