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영] '연기라면 남한서도 자신있시요'

기사입력 1999년 01월 26일 14시 26분


"남한 TV 드라마속의 주인공들을 보면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 부러울 때가 많아요. 하지만 연기라면 저도 자신이 있어요. 북한에 있을땐 지방 인민들까지 모두 알아보는 인기 배우였거든요."

탈북 여배우 김혜영(26)이 조심스럽게 국내 연예계 진출을 노크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을 거쳐 가족과 함께 귀순한 뒤 올 1월부터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받은 그녀는 최근 SBS TV 아침프로그램에 처음 출연한 후 연예매니저까지 두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혜영은 다음달 9일 MBC TV `일요일 일요일밤에'를 시작으로 `21세기 위원회'와 `휴먼 TV, 앗 나의 실수', KBS 2TV `서세원쇼' 등에 패널로 출연하기로 이미 약속이 돼있는 상태.

방송출연계획 외에도 LG와 8천만원에 1년 가전속 CF출연 계약을 맺었다. `북한에서의 연예경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우선 이곳 연예계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어요. 또 감정선과 심리상태, 자연스런 서울말씨와 대사처리를 위해 요즘 전문연기강사에게 지도를 받고 있죠."

김혜영은 인민학교 1학년때 중국 순회공연단원으로 활동했으며 청진사범대 재학중 평양연극영화대학에 스카우트돼 본격적인 연기공부를 한 북한의 신세대 여배우.

북한 TV 드라마 `대학에 입학하던 날' `진실한 마음'을 비롯, 영화 `참된 주인들' `여의사' `다시 돌아온 초소장', 그리고 연극 `강직한 사람들' `사랑의 섬' 등에 출연했다.

[강일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