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여자실업선수들의 머리길이 '차별'
기사입력 1999년 01월 25일 14시 35분
`배구코트의 카스트제도를 아시나요.'
배구슈퍼리그에 출전중인 여자선수들의 머리맵시만으로도 고참－신참을 구별할 수 있다.
`동생'들은 커트나 단발머리를 하지만 `언니'들은 긴머리를 뒤로 묶은 말총머리를 휘날리며 강스파이크를 날리기 때문.
구단별로 차이가 있지만 실업입단 3∼5년차부터 머리를 기르는 게 선수들 사이의 불문률.
고참이 아니면 화장도 못하게 돼있어 일부 `끼많은' 어린 선수들은 숙소 밖에서 화장을 하고 볼일을 본 뒤 감쪽같이 화장을 지우고 되돌아 온다고.
신참들에게 규제를 하는 것은 여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실업팀에 입단한 어린 선수들이 머리손질 등 멋을 내는 데 신경쓰지 않고 운동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해서.
하지만 자기관리를 할 수 있는 고참들에겐 다양한 머리맵시를 뽐낼 수 있는 긴머리가 허용된다.
말총머리로 유명한 `고참언니'는 29세로 여자배구 최고령인 홍지연 장윤희(이상 LG정유)와 유연경(담배인삼공사) 정은선(흥국생명) 등.
이들은 외출할 때에는 화장으로 한껏 멋을 낸 뒤 말총머리를 풀고 생머리를 휘날리며 거리를 누빈다.
그래서 신인선수중 미녀로 소문난 김진이(담배인삼공사) 이윤희(LG정유) 등은 `신분상승'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신향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