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사랑방] LG전 블런트 유니폼 안챙겨와 소동
기사입력 1999년 01월 25일 14시 35분
◇하룻밤 자고 나면 순위가 뒤바뀌는 대혼전속에 프로농구는 3라운드를 돌아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주를 1,2위로 마친 현대와 LG는 잘 나가는 팀인만큼 해프닝도 많았는데 우선 그쪽 얘기부터 들어볼까요.
◇LG 프런트가 지난 21일 대우와의 홈게임 직전 블런트의 유니폼 때문에 한바탕 수선을 피웠습니다.
경기장에 도착한 뒤 블런트가 유니폼 바지만 두벌을 갖고 내려온걸 뒤늦게 확인한 겁니다.
그러자 한상욱 과장이 급히 시내의 한 체육사에 수소문해 구병두의 유니폼 위에 블런트의 배번 44번과 이름을 급히 박음질해 입혔답니다.
벌금을 물 각오로 동료 선수의 옷을 그대로 입고 나갈 생각까지 했던 블런트는 이날 31득점을 올리며 대승을 이끌어 프런트의 신속한 조치에 보답했습니다
◇경기 도중에 선수가 아닌 감독이 다치는 희한한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23일 수원에서 열린 삼성_현대전 4쿼터서 현대 추승균이 아웃되는 볼을 살리려다 광고판 위로 덮쳤는데 벤치에 앉아있던 현대 신선우 감독이 미처 피할새도 없이 깔려버린 겁니다.
신감독은 오른쪽 무릎이 조금 찢어지고 타박상을 입었는데 이날 2연패 끝에 승리를 거둔 탓인지 아픈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넘어가더군요.
◇`오빠부대의 우상' 현대 이상민이 잊을 수 없는 선물에 가슴이 뭉클했답니다.
지난 24일 잠실 동양전에 앞서 이상민은 현대 남경민 사무국장을 통해 가로 40㎝, 세로 60㎝ 크기의 대형 액자를 전달받았는데 펴보니 자신의 초상화였습니다.
미모의 여성팬이 전해줬다는 이 그림은 보는 순간 혀를 내두르게 되는 프로급 솜씨로 팬들의 선물공세에 익숙해진 이상민도 "실제 내 얼굴보다 훨씬 낫다"며 혀를 내두르더군요.
◇기아 선수단은 지난 23일 나래와의 부산 게임을 끝내고 상경해 한달만에 꿀맛같은 외박을 즐겼답니다.
당초 계획으로는 27일 나래전까지 부산에 잔류하려 했지만 6연승을 하는 바람에 `보너스'로 24일 저녁까지 24시간 휴가를 받게 된 겁니다.
그러자 박인규 감독을 비롯한 정인교 김유택 등 유부남 선수들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외식을 하며 단란한 한때를 보냈습니다.
◇삼성의 대체 외국인센터 브라이언 힐이 마침내 `소원' 한가지를 풀었답니다.
힐은 경기가 없었던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의 숙소 근처에서 갈비를 먹었는데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답니다.
지난해 8월 트라이아웃때 처음 갈비를 먹어본 힐은 이후 그 맛을 잊지 못하다가 이달초 한국행이 결정됐을 때 맨처음 "코리안 바비큐(갈비)를 또 먹을 수 있게 됐다"고 기대를 잔뜩 했었다니 소원을 풀었다 할만 하지요.
◇지난 20일 나래전 대패로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SK 선수들은 이날 저녁 `눈물의 회식'을 가졌습니다.
SK 선수단은 경기후 원주 시내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서장훈과 현주엽은 한쪽 구석에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 밥도 제대로 뜨질 못했습니다.
또 일부 선수들은 울먹이기까지 했는데 시즌전 막강한 우승후보로 평가되던 SK의 `쓸쓸한 파티'가 못내 안쓰럽더군요.
[정리＝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