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동양 19연패 예고된 치욕
기사입력 1999년 01월 22일 14시 16분
대구 동양이 또 졌다.
19연패를 기록중인 동양이 21일 나산에 패한 것을 두고 "프로최다연패행진을 하는 마당에 그게 별 대수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나산전은 동양이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연패탈출의 기회였다.
바로 나산전의 패배는 연패의 사슬을 끊을 기회가 당분간 사라져 긴 어둠의 터널이 언제 끝날 지 기약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NBA 최다연패기록인 24연패를 깨뜨리지 말란 보장도 없다.
프로농구 2년 연속 4강에 진출했던 동양이 이 지경에 이른 이유는 무엇일까.
동양은 올시즌을 앞두고 전희철 김병철 김광운 정재훈 박재일 등 주전선수들을 모조리 군입대시켰다.
`올시즌엔 꼴찌하는 한이 있다하더라도 내년시즌 우승을 노려보자'는 심사였다.
올시즌이야 어찌됐든 내년부터 잘하면 된다는 식의 구단 욕심이 화를 자초한 것이다.
동양의 연패행진이 프로농구판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동양의 홈인 대구서는 구단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관중이 2천명을 넘는다고 하지만 어웨이경기에서는 관중동원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 홈팀에 큰 누를 끼치고 있다.
게다가 3라운드가 끝나기도전에 `낙오팀'이 돼 프로농구의 흥미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버린다지만 과연 오늘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팀이 밝은 내일을 맞을 수 있겠는가"라는 한 농구인의 말을 동양구단은 교훈으로 새겨야 할 것이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