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초미니 유니폼에 선수들 항의
기사입력 1999년 01월 21일 15시 11분
"몽땅 벗으라는 말입니까?"
앞으로 비치발리볼(해변배구)을 하려면 웬만한 `용기'없이는 불가능할 것 같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비치발리볼협회는 최근 여자선수들을 위한 새로운 유니폼 규정을 마련, 선수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유니폼은 엉덩이가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는 초미니 비키니로 하의의 실제 크기는 자로 쟀을 때 겨우 6.35㎝.
이 유니폼을 입고 뛴 선수들은 "조금만 움직여도 비키니가 말려 올라가 손으로 잡아당기느라 경기에 몰입할 수 없었다"며 "우리는 나이트클럽 무용수가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심지어 어떤 선수는 "경기 중에 얼굴이 화끈거려 네트로 온몸을 가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때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종전의 비치발리볼 공식 유니폼은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라이크라 소재의 타이츠.
하지만 지난해 11월 98세계선수권대회(실내배구)에서 쿠바 여자선수들이 원피스 수영복 형태의 유니폼으로 인기를 끌자 비치발리볼에서도 전격적으로 `섹시 유니폼' 도입을 결정한 것.
비치발리볼협회는 "비치발리볼은 어차피 해변에서 벌어지는 경기이므로 비키니 수영복이 가장 잘 어울린다"면서 "실내배구도 살아남기위해서 수영복 차림으로 뛰고 있는데 해변배구가 이에 뒤질수는 없다"며 초미니 비키니 유니폼을 고수할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