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91세 원로 축구인 '산역사 남기겠다'
기사입력 1999년 01월 21일 15시 11분
"일제치하에서 보성전문과 연희전문의 축구경기가 있었지. 이기는 팀에서 대표선수가 뽑히게 되있어서 경기는 치열했어. 그런데 보성전문이 패색이 짙어지자 끝나기 직전에 한 선수가 공을 갖고 밖으로 냅다 뛰는 거야. 결국 노게임이 선언됐지. 바로 김용식선생이었지. 그땐 그런일도 있었어."
이땅에 축구가 도입된지 어언 100년이 지났지만 초창기 한국축구역사의 기록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
대한축구협회는 한국축구의 자료수집차원에서 축구원로 김하집옹(91)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김하집옹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축구가 열리는 곳엔 어김없이 자리를 지키는 `한국축구의 산증인'.
3．1운동 이듬해인 1920년 축구화를 신었으니 무려 80년 가까이 축구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일제치하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정부가 수립되던 지난 48년 대표팀 코치로 런던올림픽에도 참가했다.
김하집옹의 생생한 기억들은 `월간 축구가족' 이연철 편집실장이 일주일에 두차례씩 인터뷰를 통해 `한국축구의 역사'로 기록될 예정.
이연철실장은 "김하집옹 등 축구원로의 기억들을 모두 모으면 초창기 한국축구의 모습을 엿볼수 있을 것"이라며 "일제시대와 해방전후 한국축구의 이면사를 파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문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