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은] 흉내만 낸 첫입맞춤 '애고 섭섭해'
기사입력 1999년 01월 20일 14시 42분
TV를 통해 얼굴이 알려진 뒤로 각종 여성잡지의 표지 모델이 돼달라는 제의를 줄줄이 받고 있는 것.
얼마 전에는 `마이웨딩'이라는 잡지의 모델을 하느라 눈처럼 흰 웨딩드레스를 입고 몇시간이나 포즈를 취해야 했다.
귀엽고 예쁘장하기는 하지만 `대단한 미인'은 아닌 이 신인 연기자가 모델로 뜨는 이유는 뭘까.
IMF 탓 아닐까. 황신혜같은 `컴퓨터 미인'보다는 그녀처럼 친근감있는 미인이 환대를 받는 모양이다.
[키스기사]
태어나 처음으로 드라마 `단단한 놈'에서 키스신이라는 것을 해봤다.
어느날 대본을 받아보니 그 말로만 듣던 키스신이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상대방은 극중 애인이었던 황인성 선배였다.
만반의 준비를 했다. 치약을 듬뿍 발라 이를 정성스레 닦았다. 그것만으로도 불안해 나는 핸드백 안에 구강청정제까지 넣어뒀다.
마침내 황인성 선배와 내가 마주섰다. 가슴이 쿵쾅쿵쾅~. 바로 그때.
"혜은이 키스신 해본 적 없지? 인성아, 혜은이 놀래키지 말고 그냥 슬쩍 흉내만 내라. 카메라로 잘 잡으면 되니까."
운군일 감독의 말이었다.
`어머머, 배려 안하셔도 되는데. 키스신 경험 없어도 할 수 있는데. 에고, 섭섭해라.'
그러나 어쩌랴. 그렇게 나의 첫번째 키스신은 싱겁게 끝났다.
`민간인'과의 키스경험은 많지 않은 편이다.
재수시절 생일파티 때 친구들의 강권으로 사귀던 남자와 해본 게 첫키스다. 사실 키스는 아니고 뽀뽀였다.
그로부터 1년 뒤, 나는 새로 만난 남자친구와 진짜 진한 키스를 할 수 있었다.
우리집 앞에서 그는 내 입술을 원했고, 나는 약간 거부하는 제스처를 보이다 받아들였다.
나랑 첫뽀뽀, 첫키스했던 그 친구들.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이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