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수왕국 현대의 트레이드 시장 '옥죄기'
기사입력 1999년 01월 18일 14시 02분
지난해 12월14일 해태와 삼성의 임창용-양준혁 `빅딜'이후 한달 넘게 트레이드 시장이 얼어 붙었다.
워낙 대어급 거래의 후유증에 따른 일시적 휴면기인가, 아니면 아예 문을 닫은 것인가.
결론은 가시적인 결과가 수면위로 차고 올라오지 않을 뿐 물밑에서는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이한 현상은 트레이드 협상의 한 가운데에 `투수왕국' 현대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
현대를 제외한 7개구단은 너나없이 투수력 보강에 온힘을 쏟고 있다.
타깃은 당연히 투수진이 넘쳐나는 현대에 쏠렸고, 앞다퉈 현대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주 LG는 중심타자 이병규와 현대 제3선발 위재영을 맞바꾸자는 깜짝 트레이드를 제안했으나 보기좋게 거절당했다.
언뜻 두 구단 모두 실익을 챙길 수 있는 이상적인 카드로 비치지만 현대 태도는 한마디로 `노'다.
선발투수의 절대수가 부족한 한화는 송지만 또는 이영우와 현대 최원호나 최영필과 1대1로 트레이드하자며 열렬히 구애중이나 현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진리를 잘 알고 있는 현대의 `여유' 때문이다.
지난해 선발 전원 10승대의 대기록을 세운 현대는 올시즌 임선동에 국가대표 출신 박장희까지 받아들여 투수 대풍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선뜻 트레이드를 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대로 된 투수 한명 만드는데 10년이 걸린다면 야수는 1년이면 된다"는 것이 김재박감독의 지론이다.
투수와 야수를 바꾸는 트레이드에서 급한 쪽은 어딜까.
현대 김용휘단장은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값이 올라가는데 우리가 왜 서두릅니까"라고 웃는다.
트레이드 시장에 찬바람만 씽씽 부는 까닭이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