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SC] 주름살 제거 - 국소마취로 통증없이 수술
기사입력 1999년 01월 17일 15시 22분
예순이 넘으신 할머니를 큰 따님이 모시고 오셨다.
두 분 모두 표정이 밝았다.
표정이 밝다는 것은 잘 웃는다는 뜻이고 성형외과적으로는 얼굴에 주름살이 많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저어, 어머니 얼굴 주름수술 때문에 왔는데요…, 위험하지만 않다면 좀 힘들겠지만 주름을 쫙 펴주세요. 그리고 부작용없는 주사로 마무리도 잘 해주세요."
병원에 오기 전, 수술에 대해 상당히 연구를 하신 것 같았다.
수술이 결정되고 진료가 끝날 무렵 할머니께서 특별히 부탁이 있으시단다.
"절대로 아프게 해선 안되요, 난 다른 건 잘 참아도 아픈 건 절대 못 참아요."
_엄살이 많으시군요.
"아녜요, 제가 수술을 하도 여러번해서 아픈 건 이제 지긋지긋해요."
할머니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셨다.
이 수술은 국소마취로 하니까 위험부담도 없고 소디움 바이카보네이트(Sodium Bicarbonate) 8.4%를 국소마취약과 1:10의 비율로 섞으면 국소마취 주사에 대한 통증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때 따님이 옆에서 웃으며 끼어들었다.
"우리 어머니는요, 빈궁마마거든요."
처음에는 요사이 젊은애들이 말하는 공주병, 왕자병 같은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따님의 얘긴즉 어머니가 7년전 자궁암으로 자궁절제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뱃속에 자궁이 없으니 빈궁마마님이시란다.
할머니는 일찍 남편이 돌아가신 바람에 혼자가 됐고 자궁암 수술로 오랜 병상생활을 한데다 작년에 막내를 장가보낸 뒤로는 큰 집에 혼자 남아있다보니 너무 외로워서 힘들다고 하셨다.
_할머니, 슬퍼하지 마세요. 지난번 금강산 관광길에 여든살 할아버지가 고향을 향해 `어머니'를 한없이 부르던 모습을 보셨잖아요. 힘없고 늙은 어머니도 살아계신 것 만으로 자식에게는 큰 힘이랍니다.
할머니는 "그래요…?"하고 싱긋 웃었다.
한평생을 자식들 뒷바라지로 보내오신 어머니가 어느날 문득 텅빈 안방의 거울앞에서 당신의 늙은 모습을 마주했을 때 맛보게되는 허전함과 놀라움은 어떠했을까.
할머니는 이렇게 덧붙이셨다.
"사람에겐 두개의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글쎄, 손자들이 아침에 놀러오면 참 반가워요. 그러다가 저녁에 돌아간다면 또 반가워요. 너무 피곤하거든요"
[진세훈 성형외과 원장 (02)566-6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