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다년계약에 여유...병역해결로 자신감
기사입력 1999년 01월 17일 13시 24분
LA 다저스가 주축 선수들과 잇달아 계약하는 가운데 `코리안 특급' 박찬호(26) 진영은 연장 계약에 대해 느긋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에이전트 스티브 김씨(41)는 "이미 99시즌 계약이 된 상태이고 무리하게 서둘러 연장 계약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성급한 연장 계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간에 돌고 있는 4천만달러 요구설에 대해선 "근거없다"며 "구단으로부터 어떤 액수를 제시받거나 우리측에서 요구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저스의 케빈 말론 단장은 박찬호와의 장기 연장계약 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상태.
당초 구단에서는 4년에 2천만달러를 주겠다는 것으로 알려졌고, 박찬호측은 3천만달러선이면 연장 계약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다저스가 우완 케빈 브라운과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액인 7년간 1억500만달러에 계약한 뒤 박찬호측은 `서둘러야 이득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게다가 다저스가 17일 선발 투수 카를로스 페레스, 이스마엘 발데스와 각각 고액 계약을 하자 박찬호의 상대적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작년 11승14패를 기록한 페레스는 3년간 1천550만달러, 11승10패를 기록한 발데스는 1년에 427만5천달러에 계약해 지난 2년간 이들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박찬호로선 두고 본다는 태도.
올시즌 230만달러를 보장받은 박찬호는 3년 연속으로 15승대 투수 대열에 오를 경우 내년 시즌 대폭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장기 계약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99년 시즌이 끝나면 연봉 조정신청 자격을 얻으므로 올시즌의 꾸준한 활약을 전제로 하면 박찬호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셈이다.
스프링 트레이닝 초반 박찬호와 동행할 스티브 김씨는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동안 구단측과 대화는 하겠지만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을 경우만 연장 계약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