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실력 보여주겠다 3억5천달라'
기사입력 1999년 01월 15일 14시 25분
"실력을 입증해 보이겠다. 그 후에 제 몸값을 달라."
두산의 99년 2차 1번 지명신인인 국가대표 출신 포수 홍성흔(23．경희대)이 계약금 분할 지급제를 자청하고 나섰다.
입단 계약금을 놓고 한달째 줄다리기중인 홍성흔은 구단 제시액 2억원에 맞서 3억5천만원을 부른 상태.
이미 합동훈련이 시작돼 더이상 시간끌기가 힘들어진 홍성흔은 1억5천만원의 시각차를 좁히는 험난한 작업 대신 `계약금 분할지급'의 화끈한 탈출구를 찾아냈다.
15일 5번째 입단 협상에서 홍성흔이 제시한 방법은 일단 구단 제시액 2억원을 받고 올시즌 일정 기준 이상의 성적을 내면 1억5천만원을 추가로 받겠다는 내용.
홍성흔이 내놓은 기준은 올시즌 132게임의 절반 수준인 65게임 출전에 타율 2할7푼, 도루저지율 3할7푼 이상이다.
신인 포수가 첫해 제 기량을 입증하는 잣대로는 충분히 현실적이다.
97년 4억원(연봉포함)에 두산에 입단한 진갑용은 첫해 타율이 2할4푼2리였고 작년의 4억4천만원 짜리 포수 LG 조인성은 2할6푼9리를 기록했다.
대표 경력과 기량이 선배 포수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홍성흔은 작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까지 받았다.
그러나 제시받은 몸값이 선배들의 절반 이하여서 크게 실망한 상태.
두산 조용호 스카우트는 "아마 포수들은 프로에서 뛰어봐야 제 실력을 알수 있다"고 말한바 있어 홍성흔의 계약금 분할 지급안에 구단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타격이 정확하고 찬스에 강한 홍성흔은 드림팀이 구성되기 전 아마 국가대표팀의 4번타자 출신.
수비가 안정돼있고 포수로선 발도 빠른 편이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