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환] 애완용 원숭이 '똘똘이'에대한 각별한 사랑
기사입력 1999년 01월 15일 14시 25분
"이건 원숭이가 아니라 애 예요, 애. 혼자 놔두면 말썽만 피우는 서너살 먹은 애 있죠."
신세대 인기스타 정성환(25)은 `똘똘이'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부터 설레설레 젓는다.
똘똘이는 생후 1년된 수컷 원숭이. 두 손 안에 쏙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작아 애완용으로 많이 키우는 일본산 잡종이다.
"장난이 하도 심해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어요. 뭐든지 입 안에 넣는 버릇이 있어 동물병원에 간 적도 한 두번이 아니구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는 똘똘이가 좋아 못살겠다는 눈치다.
"너무 정이 들었어요. 목에 착 달라붙어 재롱을 떨거나 먹을 것을 달라고 떼를 쓸 때는 `피붙이' 같은 착각도 들어요."
그가 똘똘이를 기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쯤.
SBS TV 8부작 미니시리즈 `단단한 놈'에 중국집 배달원 오태주역에 캐스팅된 뒤부터다.
극중에서 오태주가 원숭이를 기른다는 것을 알고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한 애완동물센터에서 200만원을 주고 샀다.
"원숭이는 개처럼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는 않아요.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느껴야만 주인을 따르지요."
워낙 눈치가 빠르고 말귀를 잘 알아들어 이름을 똘똘이로 지었다.
이 꼬마 원숭이는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도 `인기캡'이었다.
특유의 장난기 때문에 NG를 수없이 내기도 했지만.
그가 심각한 장면에서 감정을 잡으려고 하면 품에 안긴 똘똘이가 몸에 난 점을 후벼파거나 수염을 잡아당겨 연기에 제대로 몰입할 수 없었던 것.
그는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늘 똘똘이와 같이 있다.
밥도 함께 먹고 외출도 같이 하고 심지어 감기약도 나눠 먹을 정도다.
얼마전에는 운전중 똘똘이가 `깜빡이' 작동 레버를 건드리는 바람에 대형 사고를 낼 뻔도 했다.
단, 잠자리만은 따로 마련해줬다. 원숭이는 토막잠을 자기 때문에 함께 잘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말 드라마가 끝난 뒤 똘똘이의 처리 문제로 한동안 고민을 했다.
올초 열흘간의 스위스 배낭여행 탓이었다.
똘똘이를 데리고는 국제선 비행기에 오를 수 없는 노릇. 할 수 없이 부산에 있는 부모 집에 똘똘이를 잠시 맡겼는데 열흘뒤 돌아와보니 그동안 밥도 안먹고 울고 불고 생난리를 피웠다는 것이다.
다음주 프랑스로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이제는 여행도 단념하고 똘똘이하고 살아야겠어요."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