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치영] 초고음 가성 매력 3집 발표
기사입력 1999년 01월 14일 15시 07분
긴 머리와 도피적인 분위기. 겉보기에는 여느 록 보컬들과 그리 다를 것이 없지만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초 고음의 가성(假聲)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그를 세상에 알린 것은 지난 95년 발표한 솔로 2집의 `아쉬운 이별'. 솔로로는 93년에 데뷔, 이번이 3집째다.
음악 입문은 지난 88년 그룹 자외선. LA메탈풍의 곡을 연주하던 그의 관심은 차츰 고전 하드록과 블루스쪽으로, 다시 첨단의 인더스트리얼 록까지 시도하게 되지만 `자기만의 음악'에 대한 갈증이 점점 짙어져 솔로로 나섰다.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수용하는 음악의 폭이 지나치게 좁은 국내 대중음악 시장의 특징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앨범을 낼때마다 가장 많이 들은 평은 "음악은 좋은데 너무 (시대를) 앞서간 것 아니냐"는 말.
`용서해줘'는 가능한 한 자제한 속에서도 처절함을 뽐내는듯한 민치영의 목소리가 빛나는 록 발라드. 노래를 들으면 눈앞에 그림이 그려지는듯한 분위기가 특색있다.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쉽게 `어떤 장르'로 묶을수 없지만 인도 명상음악의 영향이 짙게 느껴진다. 한때는 인도 전통악기 시타르의 대가 라비 샹카르에 대해 연구하기도 했다고.
영화 `별들의 고향'에 쓰였던 이장희의 고전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김태화의 `안녕' 등 두곡의 리메이크곡에서도 민치영의 독특한 개성이 살아 있음을 느낄수 있다.
[송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