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야구장도 Y2K 비상경보
기사입력 1999년 01월 14일 14시 26분
2000년 1월1일이 다가오면서 컴퓨터 인식오류(밀레니엄 버그,Y2K)에 대한 불안감이 사회를 휩싸고 있다.
컴퓨터가 2000년을 1900년으로 잘못 인식, 오작동해 전력이 끊기고 은행의 잔고가 모두 0원이 되며 심지어는 핵 미사일까지 발사될지 모른다고 한다.
프로야구에서도 Y2K는 큰 문제다.
기록이 생명인 야구에서 대부분의 기록 작업은 컴퓨터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느날 갑자기 프로야구 통산 최다승 선수가 선동열(146승)이 아닌 다른 선수로 돌변하고, 현대 박재홍이 통산 10할 타율을 기록했다는 등 혼란이 올 수 있다.
프로야구 공식기록을 관리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미 Y2K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작년 11월 98시즌을 마치자마자 기록 정리용 프로그램을 공급한 업체와 협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소프트웨어 수정 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 18년간의 기록이 망라된 프로야구 연감에는 98,99년 등 연도를 두자리수까지만 정리됐으나, 내년부터는 000년과 같이 세자리로 표기된다.
이처럼 KBO는 기록 문제에서는 100% 대비책이 마련됐다고 자신한다.
Y2K의 피해가 예상되는 다음 부분은 구단과 운동장이다.
구단은 사무에서뿐 아니라 미디어 가이드나 팬 북 제작, 연봉 고과용으로 선수들의 기록을 따로 관리하고, 팀전력 분석용 데이터베이스까지 구축하기 때문이다.
구단의 특별한 대비책은 없다.
다만 3월15일까지 한국정보통신 진흥협회에서 지정한 민간업체에게 밀레니엄 버그 문제를 테스트받으므로 그룹 차원에서 Y2K를 해결하게 되는 정도.
또 삼성은 따로 계열사 직원 2명을 파견해 기록관리, 운영, 회계 등 전부문에 대한 소프트웨어를 체크하고 있다.
스코어를 표시하는 전광판 작업도 컴퓨터로 하는 일이라 시즌 도중 갑자기 전광판이 꺼지거나 오작동을 일으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 구장의 전광판은 최근 몇년동안 컬러화 유행을 타고 교체돼 새로운 시스템을 갖춰 밀레니엄 버그 문제를 이미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KBO 유대환과장은 "Y2K는 야구에서도 현안으로 다가왔다"며 "그러나 구단들이 `전문가들이 알아서 할 문제'로 미뤄놓고 크게 신경을 안 쓰는게 문제"라고 말한다.
실제로 위에 나열한 부분이외의 어떤 부분에서 밀레니엄 버그가 생겨 프로야구를 혼란스럽게 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KBO는 2월중 각 구단에 Y2K 대비책 강구에 대한 협조 공문을 보내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합동 작업을 하게 된다.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