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웃음 넘치는 수녀원으로 오세요'
기사입력 1999년 01월 14일 14시 26분
`여자같은 남자' 이정섭(53)이 적역을 맡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여장남자들의 유쾌한 해프닝을 담은 뮤지컬 `남자 넌센스'에서 원장수녀 `메리 레지나'로 변신하는 것. 다음달 5일 개막을 앞두고 한창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그는 `여성화된 남성'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오랜만의 뮤지컬 출연이라 긴장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연기생활의 매너리즘을 깨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SBS TV `LA아리랑'에 출연중인 그는 방송과 연극무대를 오가며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연기자다. 뮤지컬은 지난 95년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 이후 4년만의 출연. 그러나 이번 작품에는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많아 `완전히 신인이 된 기분'이라고 털어놓는다.
단 고긴 원작의 `남자 넌센스'는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성공을 거둔 `넌센스'의 남성버전으로 수녀원에서 수녀 52명이 식중독에 걸려 죽은 뒤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자선파티를 준비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엎치락 뒤치락 코미디다.
그가 맡은 `메리 레지나'는 나이지긋한 원장수녀로 인자한 인품으로 젊은 수녀들을 이끄는 인물. 그러나 한참 얘기를 하다 요점을 잊어버리는가 하면, 호기심도 많아 환각제를 몰래 써보기도 하고, 젊은 수녀 못지않게 실수도 많이 저지르는 재미있는 원장님이다.
"억지로 웃음을 만들기 보다는 평소 스타일대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그는 사실 따로 보탤 필요가 없을 만큼 `여성연기'는 준비가 돼 있다. 남경주 김민수 김장섭 등 함께 출연하는 후배들도 그에게 연기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특유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이정섭의 코믹 연기가 무대위에서 어떻게 발휘될지 기대를 모은다.
3월21일까지. (02)5621919
[김형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