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 92년 OB-한양대 이중등록, 영구제명 탄원서
기사입력 1999년 01월 14일 01시 54분
92년 9월 당시 고교 최고의 강타자였던 신일고 3학년 강 혁은 연고지역 자유계약선수의 신분으로 두산(당시 OB)과 입단 계약했다.
계약금 6천만원과 연봉 1천200만원. 당시로선 고졸 최고대우였다.
그러나 신일고 동기생 2명과 한양대 입학이 예정돼있던 강 혁은 대학측의 압력과 프로측의 납치 소동에 휘말린뒤 결국 대학 진학으로 마음을 바꾼다.
이듬해 4월 당시 KBO 이상훈총재의 영구제명 결정.
대학 4년동안 앞날을 꿈꿀수 없는 선수생활을 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97년, 프로에서 빨리 용서받기 위해선 상무에 입대해 `백의종군'하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강 혁은 2억5천만원을 받고 아마 현대 피닉스에 입단한다.
병상의 아버지(고 강대인씨)를 위해 당장 돈이 필요했다.
아들의 영구제명 해제를 호소하며 KBO에 수차례 탄원 편지를 보냈던 아버지는 마음 고생끝에 병을 얻었다.
강 혁은 작년에 두번 울었다.
9월14일 아들 때문에 애만 태우던 아버지가 당뇨병과 합병증으로 끝내 운명했던 날.
12월16일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던 날.
덕아웃 화장실에서 아버지를 부르며 북받치는 눈물을 쏟았다.
99년 1월13일 강 혁은 전격 복권됐다.
"이제 모든 것을 잊고 싶다"고 말할 만큼 괴롭게 돌고 돌아온 길이다.
[ 이승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