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골리앗' 서장훈의 설익은 판정시위
기사입력 1999년 01월 13일 15시 14분
12일 SK-동양전이 끝난 뒤 청주실내체육관 인터뷰실.
인터뷰에 초청된 SK 서장훈 현주엽이 자리를 같이했다.
둘은 똑같이 승리의 주역. 하지만 인터뷰에 응하는 표정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현주엽은 싱글벙글인 반면 서장훈은 고개를 떨군 채 꿀먹은 벙어리였다.
예상밖으로 풀이죽은 서장훈의 반응에 기자들은 영문을 몰라 그 이유를 캐물었지만 서장훈은 꺼져라 한숨을 내쉬는가 하면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하며 통 말문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뷰실을 떠나면서 서장훈은 마침내 속내를 드러냈다.
"2분마다 파울을 불면 나보고 어떡하란 말이냐. 차라리 외국에 나가서 뛰겠다."
체육관이 떠나갈듯 쩌렁쩌렁한 서장훈의 항의.
실제로 이날 코트에선 서장훈이 납득할 수 없을 만한 판정이 두차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신체적 접촉이 없는 상황에서 파울을 당한 서장훈이 억울해 한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하지만 심판판정에 시위하는 방법에선 서장훈의 덜 여문 모습이 그대로 표출됐다.
"국내코트를 떠나겠다"는 말까지 내뱉는 등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는 모습은 `국보급 스타'라는 평가에 결코 어울리지 않았다.
"인생에서 손해볼 때도 있는거야. 장훈이는 아직 배워야할 게 많아."
경기장을 떠나는 서장훈에게 한 원로농구인이 내뱉은 말이었다.
[청주＝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