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환영!양준혁' 이강철의 안도
기사입력 1999년 01월 13일 15시 14분
`환영! 양준혁.'
양준혁이 해태에 입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강철(33)은 플래카드라도 내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양준혁은 언더핸드스로 투수 이강철의 소문난 `천적'이었기 때문.
이강철이 양준혁을 얼마나 두려워했는가는 기록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97시즌 10차례 상대, 4사구 8개(고의 4구 5개 포함)에 홈런과 외야플라이 각 1개.
작년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첫 대결인 5월5일 광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이강철은 4번 양준혁을 맞아 세타석을 모조리 4구로 내보냈다.
보다 못한 삼성에서 짜낸 묘안 하나.
이강철이 선발등판하는 날엔 3번에 양준혁을 놓고 이승엽을 4번에 포진시키는 전략을 썼다.
피할 방법이 없어진 이강철은 8월9일 대구 삼성전서 3번 양준혁과 정면승부를 펼쳤지만 예상대로 KO패.
첫 타석 중전안타, 두번째는 우전안타, 세번째는 좌전안타 등 코스별로 철저하게 공략당했다.
지난 2년간 둘의 상대전적은 22차례 맞서 4사구 11개(고의 4구 7개 포함)에 11타수 6안타.
6안타 가운데 홈런도 두개나 된다.
아무리 언더핸드스로 투수에는 좌타자가 `천적'이라해도 이강철이 10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거둔 정상급 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도 너무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한솥밥을 먹게 됐으니 이강철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졌음은 당연한 일.
"이제 공격적인 피칭 좀 제대로 해볼랍니다."
이강철의 말에 무게가 실린다.
[광주＝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