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어색한 러브신… 이젠 자신있어요'

기사입력 1999년 01월 13일 15시 14분



SBS TV의 일일극 `미우나 고우나'의 촬영 때였다.

삼각관계에 있는 최재성과는 포옹신, 박형준과는 키스신.

그럭저럭 했다고 생각했지만 촬영 뒤 PD는 호통부터 쳤다.

"그래 여태 그 흔한 연애도 한번 못해봤냐!"

박형준과의 키스신땐 입을 오무려야 할지 펴야할지 우물쭈물했고, 최재성과의 포옹신땐 엉덩이를 쭉 뺀 꼴이 영락없는 `기마자세'였다.

"믿기지 않겠지만 제대로 남자를 사귀어 본적이 없거든요."

연말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박진희는 메모지에 큼지막하게 썼다.

`새해엔 뜨거운 사랑을 체험한다.'

미지근한 만남이 아니라 `최소한' 진한 포옹과 키스까지는 갈 정도의 화끈한 열애가 그녀가 세운 이성교제의 새해 시나리오.

"이성상요. 좀 독특해요. 배가 좀 나오고 살이 있어야 해요."

박진희는 머지않아 근사한 애인이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잇따라 몰려오는 행운이 `백마의 기수 출현'으로 연속되리라는 확신에서다.

작년말 청룡영화상 여우 조연상후보에 오른게 행운의 시작. 이어 재수끝에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특차전형으로 "철커덕" 합격했다. 방송활동 탓에 제대로 준비를 못해 수능시험 전날까지만 해도 고사장에 갈까말까 망설였던 터였다.

행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6일엔 영화 `간첩 리철진'에 여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돼 일사천리로 계약까지 마쳤다.

`뜨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걸리버 CF도 빅히트의 연속. 걸리버 CF 2탄에서 옆이 터진 원피스를 입고 나와 허벅지에서 전화기를 꺼내는 장면은 압권.

드라마 녹화, 쇼프로 출연, 영화사 미팅 등으로 박진희는 최근 하루 네시간도 채 못잘 정도다.

"사람팔자 알수 없다더니, 이런게 뜨는건가 봐요.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아 늘 반성하고 고민해요."

미끈한 각선미에 깨끗한 얼굴도 대형스타의 가능성을 예고하지만 늘 겸손한 자세가 박진희를 더욱 빛나게 한다.

[이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