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엄마는…'] 사랑으로 녹이는 모녀의 갈등
기사입력 1999년 01월 13일 15시 14분
극단 산울림이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아 기념 무대를 마련한다.
21일부터 3월28일까지 서울 신촌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드니즈 샬렘 작, 임영웅 연출)가 첫번째 무대.
지난 91년 초연 당시 장장 8개월동안 엄마의 딸들의 가슴을 눈물로 적시며 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화제를 낳았던 작품.
엄마의 주검을 옆에 두고 딸이 엄마와 자기와의 지난날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극이 시작된다.
작가 지망생 그라시의 가족은 네명. 그러나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동생 올리비에는 독립을 한다. 가정엔 엄마와 그녀 뿐이다.
하나밖에 없는 딸의 일을 시시콜콜 간섭하고 보살피려는 엄마, 그것에 실증난 그라시는 잦은 말다툼 끝에 집을 나와 독립생활을 시작한다.
이후 엄마는 나이 오십에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떠나 바다에서 해수욕을 하는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깐, 나팔관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한다.
두려움에 떠는 엄마, 그런 엄마에게 그라시는 자신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알리자 엄마는 기뻐한다. 그러나 그라시는 엄마에게 휴양차 여행을 다녀와야겠다고 말하고 엄마를 홀로 남겨둔 채 미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엄마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식어버린 엄마의 주검뿐이었다는 게 극의 흐름.
끈질긴 혈육의 정으로 맺어진 `엄마와 딸'의 관계를 유태인 특유의 동양적 정서로 잔잔하면서도 아프도록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게 특징.
주인공 엄마에는 우리 시대의 배우이자 `매력덩어리 중견'인 박정자가 초연에 이어 다시 등장, 노련하고 섬세한 감성연기로 매력을 발산하며 딸역에는 신예 우현주가 출연, 지적이면서 고집센 딸역을 그려낸다.
연출가 임영웅은 "딸들에게는 자신의 모습을, 엄마들에겐 따뜻한 위안을, 남성들에게는 인생을 느끼게 해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 목 오후 7시. 수 금 토 오후 3시, 7시. 일 오후 3시. (02)334－5925
[박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