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적 빅3' 고액 몸값 요구에 삼성 고민
기사입력 1999년 01월 12일 14시 56분
`애써 데려왔더니 애물단지?'
삼성이 새로운 고민에 빠져있다.
연봉협상 테이블에 앉은 `외인부대'들의 주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제2의 창단'을 선언하며 겨울훈련을 스타트했지만 훈련의 땀방울 못지않게 연봉협상에서도 구단과 선수간의 힘겨루기에 뜨거운 열기가 솟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김기태 임창용 김상진.
모두 프로야구의 간판급 선수들인 데다 올시즌 팀의 주축으로서 기대치가 워낙 높은 만큼 쉽게 다룰 수 없는 존재들이다.
`IMF팀' 쌍방울에서 2년연속 1억100만원에 동결된 김기태는 타자 최고대우를 원하고 있다.
요구액은 1억5천만원.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의 마무리투수 임창용은 작년 해태시절 5천900만원을 받았다.
임창용은 1억5천만원을 부를 예정이지만 실제로는 100% 이상 오른 1억2천만원을 생각하고 있다.
작년 8승8패인 김상진도 9천800만원에서 1억원을 채워줄 것을 바란다.
이적선수의 사기 진작을 위해 상징적인 의미의 소폭 인상을 원하는 것.
그러나 삼성은 구단 책정액에서 단 한푼도 올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지켜 연봉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무엇보다 큰 걸림돌은 임창용의 `엄포'이다.
가난한 해태에서 부잣집 삼성으로 옮겨온 뒤 단숨에 연봉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너도나도 어려운 시기에 자칫 철없는 일로 보여질 지도 모른다.
일단 많이 불러놓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방법도 구단과 선수간의 신뢰를 해친다.
돈을 물붓듯하고 비난까지 무릅쓰고 데려온 선수들이기에 모양새 좋게 연봉협상을 마무리 지어야할 삼성도 융통성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연봉협상은 삼성이 인화와 단결로 팀 체질을 바꿔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관문이어서 구단과 선수들의 슬기로운 해법찾기를 기대해 본다.
[이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