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男핸드볼 선수들이 매니큐어 바르는이유
기사입력 1999년 01월 12일 14시 56분
"야, 너희들 매니큐어 다 발랐나?"
핸드볼큰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잠실학생체육관의 선수대기실앞.
성균관대 김성헌 감독은 형형색색의 매니큐어를 바르고 경기장으로 나서는 남자선수들의 손톱을 일일이 체크한다.
`남자선수들이 웬 매니큐어? 핸드볼 경기에 무슨 손톱 치장할 일이 있담.'
중년의 한 관중은 매니큐어를 바른 채 플로어를 누비는 선수들의 모습에 혀를 끌끌 찬다.
일본 남자들 사이에 매니큐어가 유행한다더니 어느새 국내 남자핸드볼 선수들에게까지 번졌을까.
매니큐어는 핸드볼선수에게는 필수품.
시속 100㎞에 달하는 총알슛을 블로킹하다보면 손톱이 깨지는 일이 다반사다.
손톱부상은 핸드볼에서는 출전이 불가능할 정도의 `치명상'.
따라서 각팀마다 `손톱보호'에 비상이 걸렸는데 그 해답이 매니큐어였던 것.
매니큐어는 손톱이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그만이어서 지금은 남자선수들도 경기를 앞두고 매니큐어칠을 빼먹지 않는다.
처음엔 투명한 매니큐어만 애용됐다가 올시즌 은색과 분홍색이 등장했는데 김성헌감독은 "만일 남성용 매니큐어를 출시할 화장품 회사는 핸드볼경기장에서 마케팅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농담을 던진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