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야구를살리자] 고교팀 '돈 안드는 야구'로 지향
기사입력 1999년 01월 11일 14시 17분
`50대 4천.'
한국 프로야구가 일본 프로야구보다 인기나 실력면에서 처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프로야구의 젖줄인 고교팀수가 한국이 52개, 일본은 4천157개로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새해 목표는 단순히 입장객을 300만명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다.
프로야구의 저변이 되는 청소년들이 더 많이 야구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70년대 고교야구의 인기를 업고 태동, 발전해온 한국 프로야구에서 고교팀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팀이 50개에서 500개로, 또 선수층이 10배로 늘어난다면 현재와 같이 야구에 매달리지 않아도 뛰어난 선수들이 훨씬 많이 배출될 수 있다.
또 일반 학생들이 하교길에 야구부원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고 운동장에서 모교를 응원하다보면 당연히 야구에 애착을 갖게 된다.
그러나 현 아마야구의 풍토에서는 고교팀이 갑자기 증가할 수 없다.
`돈드는 야구' 때문이다.
장비와 유니폼 비용은 물론 감독 코치의 월급까지 학부모들의 지갑에서 나오는 `준 프로' 팀이 많다.
일부 팀에서 해제론이 들먹거리는 것은 재정적인 부담과 그로인한 부작용 탓.
미국이나 일본에서 그 많은 고교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지키기 때문이다.
야구는 배움의 연장.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수업을 다 받은뒤 훈련을 하고, 학교가 쉬는 주말에 게임을 한다.
그 가운데 뛰어난 재질을 보인 선수는 야구를 직업으로 선택한다.
워낙 야구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쉽게 발굴되고, 그러다 보니 메이저리그나 일본야구의 수준이 유지된다.
야구로 밥을 먹고 살지 않아도 야구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자연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수 밖에.
취미 활동으로라도 야구부를 운영하는 고교가 늘어야 한다.
돈 타령만 하지말고 찢어진 공을 꿰매쓰고 부러진 방망이에 못질을 하며 `근검과 절약'을 배우는 팀을 만들자.[끝]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