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스토커 (1)
기사입력 1999년 01월 11일 14시 17분
그게 어떻게 된 일이었냐구?
궁금한가? 후후. 그럼 이야기 해주지.
잘 듣게나. 좀 복잡한 이야기니까….
우린 정말 의좋은 친구 사이였어.
나하고 희진이 그리고 재중이.
우리 셋은 정말 남들도 시기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지
희진이는 정말 이뻤어. 지금 내가 생각해 봐도 그 정도의 미모와 심성을 가진 애는 그 애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
출중한 외모와 날씬한 몸매. 게다가 심성까지 착하니 정말 금상첨화(錦上添花)란 말이 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겠더라구.
그녀의 주변엔 언제나 그녀의 시선을 받아보려 노력하는 남자들이 정말 많았어.
그녀도 그것이 처음엔 좋았다고 얘기하더라구.
자기 자신이 인기가 좋다는 데 싫어할 사람 있겠어?
나도 남자라고 그녀를 좋아했지. 그녀의 외모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심성이 너무나도 천사같았기에 그 심성에 끌린 것이었지.
하지만 그 감정이 친구 이상은 아니었어.
아니 그 이상이었다 해도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지.
왜냐구? 그건 나중에 차차 얘기할께.
어느 날부터인가 어떤 누군가가 그녀의 주위에 접근을 하기 시작했어.
한번은 그녀에게 꽃 배달이 오더라구.
그것도 수업 도중에 말이야.
학생들의 시선은 그녀에게로 집중되었지.
강의를 하시던 교수님까지도 말이야.
그런데 그 꽃을 보낸 사람은 알 수 없었어.
메모지에 단 한 줄만이 그 누군가를 이야기하고 있더라구.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한 사람으로부터…."
이게 끝이었어. 그리고 사건의 시작이었지.
그녀는 꽃을 받은 것이 너무나 기뻤는지 그걸 누가 보냈을까는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는 듯 했어.
물론 우리들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지. 워낙 인기가 좋았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녀의 얼굴이 무척 수척해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었어. 그녀가 점점 이상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도….
정말로 가까운 사이였지만 우리에게 조차 말하기 힘들었나봐.
한참을 그렇게 지내던 그녀가 어느 날인지 힘겹에 입을 열었어.
자네도 들어봤을거야 '스토킹'에 대해서….
누군가 그녀를 스토킹하고 있는 것이었나 봐.
그녀의 집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편지가 왔대.
처음엔 그냥 누군가 자기 자신을 사모하고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지.
편지 내용이 어떤 거였냐고? 음. 처음엔….
"전 언제나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당신을 열렬히 사랑하는 누군가라고만 생각해 주십시오."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그게 나중엔 어떻게 달라졌냐면?
"당신 주변에 있는 남자들과 어울리지 마십시오. 다른 남자들이 당신을 좋아하게 되면 그들은 불행해질 것입니다. 제가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을 테니까요. 당신은 제 것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습니다.
이것은 부탁이 아닙니다. 단지 제가 당신에게 드리는 '경고'일 뿐입니다."＜계속＞
글 남규진
/하이텔 미즐모(미스터리를 즐기는 모임)/go sg89
◇남규진(21)
하이텔 ID:애심
컴퓨터 딜러
98년 하이텔 SUMMER란에 데뷔
단편 31편과 연재소설 2편 발표
잘 알려진 소재로 사건을 전개하다 마지막에 반전시키는 구도를 즐겨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