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SC] 쌍커풀수술 - 16-18세 사이가 가장 적당
기사입력 1999년 01월 10일 15시 11분
여중 2년생이 쌍꺼풀 수술을 해달라고 왔다.
따라온 부모는 이미 딸의 기세에 질렸는지 아무말도 못했다.
그 여학생은 "빨리 수술해서 남과 다른 길을 가야한다"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성형수술은 얼굴 전체의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수술 시기도 중요하다.
지금의 앳된 얼굴에 균형을 맞췄다가 자라면서 얼굴 모습이 변하면 그때가서 또다시 고칠 수는 없지 않은가.
얼굴의 성형은 성장이 끝나는 만 16세부터 18세 사이에 하는 게 좋다는 것이 정설이다.
부모도 수술에 동의했지만 의사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3∼4년만 더 기다리면 성숙해진 얼굴 균형에 쌍거풀을 맞출 수 있으니 고등학교 2∼3학년때 오라"고 설득해 돌려보냈다.
그 여학생은 아마 다른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았을 것이다.
네살짜리 아이들에게 유아원의 보모가 바나나를 하나씩 나누어주며 "20분 동안 먹지않고 기다리면 바나나를 하나 더 주겠다"고 말한 뒤 아이들의 반응을 관찰한 실험이 있었다.
결과는 보모가 나가자마자 먹는 아이, 망설이다가 참지 못해 먹는 아이, 끝까지 참고 기다려 바나나 한 개를 더 먹는 아이로 나뉘었다.
이 아이들을 25년간 지속적으로 추적해서 중@고@대학교, 사회에서의 적응과 성공도를 비교한 결과, 참고 기다려 바나나 한 개를 더 얻어먹은 아이가 학업 및 사회에서의 성취도가 훨씬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IQ 테스트의 높은 점수보다 바나나 테스트에서의 인내심이 성취도와 더욱 깊은 관계가 있다는 점이었다.
"빨리 성형수술을 해달라"고 조르다가 돌아가는 여학생을 보며 바나나 테스트의 인내심이 떠올랐다.
`3∼4년만 더 기다리면 균형 잡힌 얼굴도 가질 수 있고 사회생활에서 성공할 수 있는 인내심도 키울 수 있는데…'하는 아쉬운 마음이 남았다.
[진세훈 성형외과 원장 (02)566-6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