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英'대도' 마틴 카힐 일대기 국내개봉
기사입력 1999년 01월 08일 14시 58분
귀여운 딸의 서푼짜리 장난감에서 국보급 명화까지 평생 8천억원을 훔친 영국의 전설적인 도둑 마틴 카힐의 이야기를 그린 존 부어맨 감독의 영화 `제너럴'(The General)이 이달 하순쯤 국내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제너럴'의 주인공인 마틴 카힐은 무정부주의자로 그 어떤 권위도 인정하지 않았던 인물. 물샐 틈 없는 경찰의 수배망을 뚫고 절묘하게 피해다니며 루벤스, 고야, 베르미어의 세계적 명화들을 훔친 것은 물론 무기가 필요하면 병기고에서 무기를 훔쳤고,
재판이 불리해지면 법원에 침입해 재판기록과 증거들을 훔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매주 실업수당을 타기 위해 시청 복지과에 나타나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폭력과 유머와 관용이 기묘하게 뒤섞인 그의 삶은 살아서는 영웅이었고, 죽어서는 전설, 그리고 이제 세월이 흘러서 신화로 승화됐을 정도.
영화 역시 마틴 카힐의 범죄인생을 그리면서 세상의 모든 권위에 대한 뿌리깊은 적개심과 반항, 경찰과 벌이는 재기발랄한 투쟁, 능청스런 사생활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특히 존 부어맨 감독은 갱단 부하의 손바닥을 당구대에 대고 대못을 박아버리는 등 잔인하고 폭력적인 모습도 사실적으로 묘사, 마틴 카힐에 대한 동정이나 연민 따위를 극도로 배제하고 있다.
`대부'로 잘 알려진 명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도 "영화를 보고난 한달 후에도 계속 그 영화를 반추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고 토로하면서 "연기나 비주얼, 시나리오의 완벽한 조화도 달리 말할 필요가 없는, 걸작이다"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창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