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야구를살리자] 도시 연고제 관중수입과 직결
기사입력 1999년 01월 07일 15시 52분
서부엔 모래 바람이 거셌다.
황량한 사막 뿐.
그러나 다저스는 세계적인 동부 도시 뉴욕의 브루클린을 떠나 LA로 떠났다.
황금을 찾아 동부에서 서부로 향했던 사람들처럼.
메이저리그 서부의 명문구단으로 자리잡은 다저스는 42년전인 1957년 8월, 1884년부터 73년간 정 들었던 뉴욕에서 LA로 연고지를 옮겼다.
당시 LA에는 전용 야구장이 없어 다저스는 풋볼 구장을 개조해 사용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발전과 관중 확보을 위해 오말리가(家)는 `모험'을 했던 것.
그리고 이제 한해 관중 300만명을 웃도는 LA다저스를 만들었다
프로야구의 연고지는 흥행과 직결되는 필수요소.
관중 수입과 부대사업을 주소득원으로 구단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올해로 18년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적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50억∼70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그룹의 홍보물로 버티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구단간의 관중 격차가 심해진데다 IMF 한파까지 몰아치자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인구 59만명의 전주를 포함한 전북이 연고지인 쌍방울 야구단은 모기업의 부도에 휩싸여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운영자금이 바닥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구제 금융 20억원을 지원받은데 이어 간판선수인 김기태와 김현욱을 20억원에 삼성으로 트레이드하며 힘겹게 `연명'하고 있다.
쌍방울의 지난해 총 관중은 8만5천478명(게임당 1천357명).
인구 1천만명이 넘는 서울 연고의 LG(총 57만7천463명, 경기 평균 1만5천900명)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결국 현행 시도단위 지역연고제의 한계는 현실로 나타났고, `도시연고제'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KBO 박용오총재는 지난달 취임하자마자 "적자 폭을 줄이면서 새로운 관중 창출을 위해 궁극적으로 도시연고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도시를 중심으로 연고지를 재편하고, 나아가 야구단의 유치를 원하는 도시로 자유롭게 연고지를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살 길'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도시연고제의 시행을 막는 걸림돌이 많다.
인구는 충분 조건이 돼도 야구장이 없거나, 현제도의 변화를 원치 않는 정치인들의 압력, 구단간의 이해 관계, 지역 갈등 등이 앞을 막고 있다.
신바람나는 운영, 즐거움이 넘치는 운동장을 만들려면 이런저런 장애물을 제거한뒤 자유 경쟁 속에서 도시연고제의 시행을 앞당겨야 한다.
다저스의 결단을 거울 삼아.
[이창호 기자]
